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Jun 05. 2022

브랜드의 브랜드를 브랜딩

<브랜드의 브랜드>를 읽고

책에 대한 비판, 더 정확히는 논픽션 책(상상으로 꾸민 이야기가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쓴 작품)에 대한 비판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책이 만들어지는 시간을 생각했을 때 이미 철 지난 정보들 아닌가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최신 정보들을 클릭 한 번이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책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속도 측면에서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그래서 논픽션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뼈아픈 지적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논픽션 책들이 내용의 깊이를 통해 이러한 속도의 단점을 상쇄하려는 노력을 한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기보다는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지식’으로 만들고 조금 더 훌륭한 책은 그것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을 더해 ‘지혜’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느린 정보’라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것을 극복하겠다는 것을 모토로 출발한 책이 있다. 바로 '북저널리즘' 시리즈이다.


책처럼 깊이 있게, 뉴스처럼 빠르게 지적 콘텐츠를 전달합니다


깊이와 속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와 함께 시작한 북저널리즘은 표지도 심상치 않다.


북저널리즘 <브랜드의 브랜드> 책 표지


언뜻 평범해 보이는 책 표지에는 비밀이 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보라색으로 되어있는 부분 책의 띠지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책들이 마케팅 문구('평론가들의 극찬'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 등)를 쓰고 책의 하단에 배치하는 띠지를 정반대로 책의 메인 디자인의 일부로 활용하면서 최상단에 배치 것이다. 디자인적으로도 기존의 책과는 결을 달리하겠다는 철학을 나타내는 것이다.


일반적인 책의 띠지의 위치와 내용.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


이처럼 북저널리즘은 자신의 철학을 언어(verbal)뿐만 아니라 비언어적(nonverbal)적 요소를 통해 고객들의 머릿속에 각인하고 있는 것이다. 즉 브랜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브랜딩을 하고 있는 북저널리즘 시리즈 중 <브랜드의 브랜드>는 말 그대로 브랜드 및 브랜딩에 대한 책이다. 브랜드의 브랜드를 브랜딩 하는 책이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트레바리 <마케팅-뷰자데>의 3회 차 책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1회 차에서 <나의 첫 마케팅 수업>을 통해 마케팅에 대한 밑그림을 려보 2회 차에서 <매거진 B: 블루보틀 커피>를 통해 모두에게 익숙한 카페라는 카테고리 통해 브랜딩 무엇인지 살펴보았다면 3회 차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브랜딩의 카멜레온 같은 모습을 볼 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브랜드를 다루고 있다. 패션 브랜드 ‘구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이자 퍼스널 브랜드인 ‘BTS’, 그리고 소프트웨어 브랜드인 ‘노션’등.


나는 이 책에서 언급한 브랜드들 중에서  특히 마블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큰 영감을 얻었다.


사진 출처:kainjoo.com

그림처럼 브랜딩은 마케팅/홍보/광고와는 달리 그 주체가 고객이다. 주체성이 고객에게 있기에 그들에게 일정한 역할을 건네는 것이 자연스럽고 효과적일 수 있는데 마블 이것을 잘 해낸 것이다. 즉 일방향적인 스토리텔링이 아닌 고객들이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세계관으로서의 스토리텔링 마블이 창조한 것이다.


마블 스튜디오와 DC 엔터테인먼트는 비슷한 선택을 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 그 차이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에 있다

트랜스미디어는 한 작품의 캐릭터가 다양한 플랫폼에 걸쳐 등장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문화 연구자 Marsha Kinder가 1991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후 Henry Jenkins의 저서 <컨버전스 컬처>를 통해 트랜스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개념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젠킨스에 따르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기여를 해야 하며, 어떤 상품이든 전체 프랜차이즈로의 입구가 되고, 새로운 수준의 통찰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OSMU(One Source Multi Use)와는 다르다. OSMU는 성공한 원천 콘텐츠를 토대로 다른 상품을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원천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간다. 반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리의 서사는 탈중심적이며, 소비자의 향유를 기반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세계관과 캐릭터를 공유하지만 각각 다른 스토리를 지니고, 이 콘텐츠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이룬다

OSMU의 대표적인 사례로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책을 원천 소스로 하여 영화, 게임, 테마 파크, MD 상품 등 다른 미디어로 옮겨 가는 형태다. 원천 콘텐츠는 개별 콘텐츠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생성된 콘텐츠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개별 콘텐츠가 모여 하나가 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는 큰 차이가 있다

마블 스튜디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전략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텍스트가 선별적으로 이합집산하는 거대한 세계를 구축했다. 코믹스 원작을 넘어 타 플랫폼으로 세계의 범위를 확장함과 동시에 개별 콘텐츠의 서사가 진행될 때마다 스토리 월드의 크기를 지속적으로 팽창시켰다

​- <브랜드의 브랜드> 중 -
사진 출처: wikipedia

이 책을 읽은 분들 그리고 3회 차 모임에 참여할 분들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브랜드의 브랜드에서 인상적인 브랜딩을 한  브랜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kap/113


https://brunch.co.kr/@kap/165


https://unsplash.com/photos/G9_Euqxpu4k?utm_source=unsplash&utm_medium=referral&utm_content=creditShareLin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