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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08. 2022

MZ세대라니요?

Z세대

MZ세대라고 말하면 일단 꼰대라고 생각합니다


한 모임에서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참석자가 말했다. 트렌드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MZ세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고, 아마도 Z세대인 그는 그게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참여자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트렌드 관련 서적들과 뉴스에서 MZ세대를 언급하다 보니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되었는데,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는 잘못된 묶음(?)이다. 20살 넘게도 차이나는 M과 Z를 한데 묶을 명분이 무엇이란 말인가?


먼저 우리나라의 각 세대별 구분 및 그들이 성장기에 겪은 주요 사건을 알아보자.

1. X 세대 (1970~1983)
- 1988 서울 올림픽
- 해외여행 자유화
- 대통령 직선제
- PC/인터넷
- 문화 개방 1세대

2. Y 혹은 M세대 (1984~1996)
- 정권 교체
- IMF 경제 위기
- 인터넷/휴대폰
- 2002 월드컵
- 디지털 1세대

3. Z세대(1997~2010)
- 경제 위기 상시화
- 세월호 사건
- 국제 분쟁
- 한류/뉴트로
- 공유 1세대

-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중 -


위의 세대 구분만 보더라도 M세대와 Z세대는 나이는 물론이고 성장기에 겪은 사건들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MZ를 묶는 것은 마치 대한민국과 캐나다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는 것처럼 생뚱맞아 보인다. 


그럼 Z세대는 어떠한 세대인가? 다양한 트렌드 책들이 공통적으로 정의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아날로그 원주민인 X세대와 디지털 이주민인 M세대와 달리 Z세대는 태어나서 기억이 존재할 때부터 디지털이 존재했다. 그래서 이 정의하에 그들이 어떠한 세대인지 살펴보면 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나의 뇌피셜을 섞어서 한 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부모님이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것을 빨리 깨우친 세대


나때만 해도(라테 화법을 양해 바라며) 어렸을 때 부모님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설령 그 답이 오답이라도 알 길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부모님께 상당히 의존적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학구열이 엄청난 학생이었다면 도서관에서 답을 찾았겠지만 그리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런데 Z세대는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는 인터넷이라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Z세대의 최고령들은 '지식인'을 통해 그리고 Z세대 막내들은 '네이버 클로바'나 '카카오 미니'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부모님이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것을 최단기간에 깨우친 세대이면서 인터넷의 도움으로 본인이 부모님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 세대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세대들보다 더 자주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 지식인 광고 중. 사진 출처: 아이보스


2. 자본주의를 가장 빨리 깨우친 세대


1번과 같이 어렸을 때부터 자주적일 수 있었던 Z세대는 금세 깨달았다. 본인들이 돈까지 벌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때마침 그러한 여건이 잘 갖추어졌다.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통해 말이다.

유튜브 채널 <Ryan's World>를 운영하는 라이언 카지.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2011년 생으로 알파 세대와 Z세대의 경계에 있는 라이언 카지의 경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연 3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라이언은 가장 성공한 경우이고 어떠한 시대건 10대들이 돈을 벌었던 경우는 있지만 Z세대가 다른 점은 10대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루트도 다양해졌고 그것을 시도하는 친구들이 극소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그 전의 세대들과 달리 주식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뉴스에서 10대들의 주식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부모님이 자식 계좌 대신 개설한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곧 체감하게 되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을 너무나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한경 코리아마켓


주식투자로 유명한 '쭈니맨' 권준. 사진 출처: 뉴스1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주식 대폭락이 시작됐을 때다. 당시 11세 권준 군은 첫 투자를 마음먹었다.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는 한 투자 방송을 보고 나서다. “애가 무슨 주식이냐”며 반대하는 부모님을 3일 밤낮 설득해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2년 동안 대세 상승과 하락을 모두 겪은 현재, 권군은 어엿한 7000만 원 자산가가 됐다. 2020년 ‘어린이 주식부자’로 유명해진 권군은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고 지난 3월에는 법인까지 설립해 창업에도 나섰다.

- 한국경제 중 -




3. 아날로그를 새롭다고 느끼는 세대


친구들과 몇 년 전에 힙지로(힙하다와 을지로의 합성어)라고 불리는 을지로의 호프집을 간 적이 있다. 90년대와 관련된 다양한 소품들(카세트 테이프, CD 플레이어 등)을 보며 친구들과 옛 추억에 잠길 찰나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이 옆에서 크게 놀라며 신기하다를 연거푸 외쳤다. 이 지점에서 우리 일행은 상당한 세대차이를 느끼며 말없이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


어느 세대건 이전 세대의 문화는 신기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다만 이 신기함이 지금까지는 '촌스러움' '구닥다리'로 정의되었다면 Z세대가 느끼는 이전세대의 문화, 더 정확히는 아날로그 문화는 '힙하다' '신선하다'에 가깝다. 이러한 Z세대의 열광에 힘입어 단순히 과거의 상품을 재상산하여 기존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레트로'는 '뉴트로'로 진화하며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뉴트로(Newtro)는 'New(새롭다)'와 'Retro(복고풍)'의 합성어로 "현대화된 복고풍"을 의미하며 2018년 대한민국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패션, 음악, 영화, 음료, 식품, 건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복고풍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뉴트로는 단순히 중년에게 향수를 일으키는 것 뿐만이 아니라 더 어린 세대들에게 오락거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레트로가 단순히 과거의 것을 다시 만드는 개념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Wikipedia 중 -
* 본인이 번역
X와 M세대들은 '스티커 사진'으로 인지하는 Z세대들이 열광하는 '인생네컷'. 사진 출처: 인사이트


이 글에 대해서 Z세대는 공감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시대건 세대를 규정하는 것은 그보다 기성대였고 규정을 당하는 세대들은 그것에 100% 공감하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세대들이 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그럴 수도 있고, 세대들이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세대로 묶기에는 그 세대안의 개인들의 특성이 제각기 달라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세대가 100% 공감하지 못하는 세대 구분과 그에 대한 특성을 뽑아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이유는 미래를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 젊은 세대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P.S. 나는 Z세대를 스펙한다.


Photo by Zyana BM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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