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부터였을까? 우리나라에서 경연 프로그램이 하나의 장르로 굳어진 시발점이. 이전에도 경연 프로그램은 존재했다. <전국노래자랑>과 같이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경연 프로그램은 늘 있었다. 다만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 경연 프로그램의 시발점은 <슈퍼스타 K>가 아니었나 싶다.
'누가 누가 가장 잘하나'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이 인기의 한몫을 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과정'이다. 무명이 유명이 되는 과정, 밑그림이 완성품이 되는 과정이 대중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본다. 과정을 보았기에 결과물을 더욱 좋게 느끼는 것이다. 객관적인 품질보다 주관적인 판단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경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무도가요제>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노래가 히트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노래의 제작 과정을 알기에 그 노래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노래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과만을 파는 시대는 끝이 났다. 이제는 '과정+결과'의 패키지를 파는 시대가 도래했다. 오바라 가즈히로의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장점은 세 가지다.
1) 아웃풋이 완성되기 전부터 돈을 벌 수 있다.
2)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3) 충성도가 높은 팬을 확보할 수 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직접 설계하고 실행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크게 공감이 가는 장점이다. 친구와 함께 책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을 때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적용해 보았다(그 당시에는 이 책을 알지 못했다). 팔기 전부터 팔아보자고.
이를 위해 제작 과정을 꾸준히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책의 제목을 투표를 통해서 정했고, 초고가 나왔을 때는 신청자에 한해 보내주고 피드백을 받았다(피드백을 보내준 분들의 이름을 모두 책에 적었다). 이렇게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재밌었다. 외로움은커녕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책이 나오면 바로 구매하겠다는 일종의 충성팬(?)도 생겼다.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대로 책을 만들기 전에 펀딩사이트를 통해서 제작비를 모두 충당했다. 이 책에 나온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장점을 모두 경험한 것이다.
어떠한 책은 활자로만 의미가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럴듯한 텍스트로 가득하지만 실행해 보면 거짓임이 바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이와 다르다. 설득력이 있는 텍스트이면서 실행력도 있는 살아있는 텍스트이다. 이 책을 <나, 브랜드> 시즌3의 첫 책으로 고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다시한번 말하고자 한다. 결과를 파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과정과 결과를 패키지로 팔아야만 한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실천해야 한다.
P.S. 이제 <나, 브랜드>를 강남에서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회사 명함에 의존하는 삶이 아닌 내 이름 석자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은 분들은 마감 전에 신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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