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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pr 13. 2022

친구에게 이름을 선물했다

네이밍

나 병원을 개원하려고 하는데 이름을 뭐라고 할까?


지난해 친한 친구가 개원을 앞두고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의사(師)라는 전문인의 길을 혼자 걷다가 여러 직원들 책임져야 하는 사업가(家)의 치열한 길로 들어서는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 10년 넘게 브랜딩/마케팅을 해온 내 전문성을 활용해서.


친한 친구의 부탁이다 보니 'VIP 신드롬(의료계에서 쓰는 용어로 의사가 지인이나 중요인물수술할 때 더 잘하려다가 오히려 수술 결과가 더 나빠지는 현상)'이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힘을 좀 빼고 네이밍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어떠한 것 네이밍 하건 결국 이름이라는 것은 그것이 불릴 대상의 본질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무리 멋들어진 이름이라도 그것이 불릴 대상과 괴리가 발생하면 그 네이밍은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나는 먼저 병원의 대표이자 대표원장인 친구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그로부터 두 가지를 추출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학력(연세대학교)과 이름(송한결).


그리고 이 본질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구성했다.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1. 쉽게 인지될 수 있는 '기억 용이성'

2. 병원이라는 업의 필수요소인 '신뢰도'

3. 타 병원과 구별되는 '차별성'

4. 여러 상황에서 다양하게 변주해서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



그렇게 '연세결' 성형외과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연세대학교의 '연세'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인지'하고 또한 '신뢰'하는 이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세'라는 이름이 1번의 '기억 용이성'과 2번의 '신뢰도'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의 이름 중 '결'이라는 단어는 타 성형외과에서 잘 쓰지 않는 차별적인 한 글자이면서도 다양하게 변주해서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었다. 즉 3번의 '차별성'과 4번의 '확장성'을 충족시키는 한 글자인 것이었다. '결'을 활용한 확장성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결'과로 말하는 연세결 성형외과
'결'론은 연세결 성형외과
아름다움의 '결'이 다른 연세결 성형외과



친구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결정이었기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 달간의 고민 끝에 마침내 친구는 '연세결 성형외과'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네이밍만의 이유는 아니겠지만 친구의 병원은 개원한 지 몇 달도 채 되지 않아 환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지역에서는 꽤나 인기 있고 유명한 성형외과자리 잡았다. 친구의 진심만큼 앞으로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는 연세'' 성형외과로 남아주길 바란다.



Photo by Austin Kir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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