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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pr 24. 2022

유명하지 않은 부자가 되고 싶어요

자유인

꿈이 무엇인가요?


모임에서 자주 언급되는 질문이다. 그러나 내가 대답하기 힘들어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서울에) 내 집 마련이요"와 같은 Have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와 같은 Do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의 꿈을 굳이 이야기하자면 '자유인' 즉 Be를 이야기할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와 내가 하기 싫은 을 하지 않을 자유를 갖고 있는 자유인.


그러나 이런 꿈은 반칙에 가깝다. 마치 "당신의 소원 단 하나들어주겠소"라고 말하는 램프의 요정에게 "내가 원할 때마다 무엇이이루어지는 램프를 주세요"와 같이 이야기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유인'이라고 이야기하면 모임 참여자 대부분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뜨고 추가적인 질문 공세가 이어지곤 했다. 그래서 자유인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버전으로 풀어내 보기로 했다.


유명하지 않은 부자요


유명세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이름이 알려져서(유명: 有名)' 지불해야 하는 '세금(세:税)'이다. 이 세금이 고약한 점은 나의 자유를 빼앗는 데에 있다. 나를 지켜보는 수많은 눈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게 만듬과 동시에 내가 하기 싫은 것을 하게 만든다. 즉 자유인을 꿈꾸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바로 유명세이다.


그렇다면 유명세만 없으면 자유로울까?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결국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주 드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로 '부자와 어부' 이야기다.

사진 출처: movebeyond.net
한 부자가 여행 중에 어부를 만났다. 부자는 그 어부의 물고기 잡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빈둥거리는데 물고기를 잡을 수나 있겠소?"

그러자 어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몫은 이미 다 잡아놨소."

부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간도 많은 것 같은데 더 많이 잡아 놓으면 좋잖소? 그러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잖소. 돈이 많아야 더 큰 그물을 살 수 있고, 큰 그물이 있으면 더 많이 잡을 테고. 그러면 결국 당신도 나처럼 부자가 될 것이오."

"부자가 된 다음에는 뭘 하죠?"

"그야 물론 편안히 앉아 쉬는 거지."

그러자 어부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내가 그걸 하고 있지 않소."  

- <가슴이 시키는 일> 중 -


나는 이 일화가 크게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어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 혹은 가족이 큰 병에 걸려서 큰돈이 드는 수술을 해야 한다면?" 혹은 "정부가 갑자기 어업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과한다면 그리고 심지어 소급적용(법이 시행되기 전에 일어난 일에까지 거슬러서 적용)한다면?" 같 상황 말이다. 지금 말한 상황들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을 자유'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나의 자유를 보호해주는 보험'의 역할까지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인'을 '유명하지 않은 부자'라고 바꿔 이야기하는데 큰 무리 없고 생각했다.


다만 '유명하지 않은 부자'가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내가 돈의 주인이 되어야지 돈이 나의 주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자유만큼이나 타인의 자유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필요하다.


나는 이렇게 진정한 '자유인'을 꿈꾸 살아간다.



p.s. 그러나 회사나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유명해질 필요가 있다. 에밀리 헤이워드의 <Obsessed(미치게 만드는 브랜드)>에도 나와있듯이 최고의 파트너사와 일하고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유명세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래서 현재는 과도기적으로 내 꿈보다는 현실에 더 충실하고 있다.



Photo by Joe Daram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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