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Mar 27. 2022

말이 없는 마차

하이 컨셉(High Concept)

다음이 설명하는 것은 무엇일까?


1803년 런던에 처음으로 등장한 운송수단으로,
말이 없는 마차(Horseless Carriage)라고 불렸다.


Trevithick's London Steam Carriage of 1803, 사진 출처: wikipedia


대부분 쉽게 맞출 것 같은데 정답은 자동차(Automobile)다.


첫 번째 문제는 쉬웠으 조금 어려운 문제를 내보도록 하겠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죠스> 라고 불렸던 이 영화는 무엇일까?

사진 출처: Amazon.com


정답은 <에일리언>이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기존에 있던 것에 빗대어서 설명하는 것이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설명한다든지, 이메일이 처음 나왔을 때 '전자 우편'이라고 설명한다든지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모두 '하이 컨셉'을 활용한 것들이다. 그러면 정확히 '하이 컨셉'이 무엇일까?


위키피디아는 하이 컨셉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늘 그렇듯 자의적으로 요약 번역해보았다.)



하이 컨셉(High Concept)은 홍보에 용이한 간결한 전제(구조)를 중심으로 하는 예술작품을 의미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로우 컨셉(Low Concept)은 캐릭터의 변화와 쉽게 요약할 수 없는 미묘하고 세부적인 요소들을 강조하는 예술작품이다.



영화계에서 새로운 영화를 구상할 때 기존에 흥행했던 영화를 살짝만 바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기법으로 쓰였던 하이 컨셉은 이제 전 분야에서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1.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기획할 때


라틴어로 creatio ex nihilo라는 것이 있다. "무(無)로부터의 창조"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창조 행위는 천지창조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신의 영역인 것이다. 인간의 영역은 유(有)로부터의 창조다. 기존의 것을 어떻게 하면 신선하게(Fresh)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때 유용한 것이 바로 하이 컨셉이다. 기존에 흥행했던 상품/서비스가 있다면 나만의 차별화 한 스푼을 넣는 작업이다. 세상을 바꾼 '스마트폰'도 결국 '모든 것을 담은 핸드폰'아니던가?



2.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광고(홍보)할 때


블루보틀은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설명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아주 간단명료에게 인지시켰다. 고객이 어떠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로, 즉 구매여정은 다양한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데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첫 단계는 바로 '인지'다. 즉 고객은 상품과 서비스를 인지해야 그것이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 그래서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이 컨셉'을 잘 활용하면 고객 구매여정의 첫 단추인 '인지'를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잘 꿸 수 있다.



3. 새로운 개념을 설명할 때


흔히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입자'를 초창기에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연구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위해서는 힉스 입자에 대해서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비전문가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개념이었다.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칵테일파티의 유명인사'라는 하이 컨셉을 활용하기로 했다. 약간 각색해서 설명해보겠다.

매우 큰 파티장에 사람들이 널리 퍼져서 칵테일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때는 사람들이 아무런 방해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BTS가 등장한 것이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BTS 주위를 둘러싸서 사인 요청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BTS는 이동을 하는데 저항을 받게 된다. 이처럼 BTS가 등장하기 전에는 모두가 저항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즉 질량이 없는 상태였다가 BTS 등장 이후 저항성이 생기는 바꿔 말해 질량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BTS가 힉스 입자가 되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세상 모든 것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그로 인해 전문가와 비전문가 간의 거리가 급격히 멀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이 바로 '어려운 것을 쉽게 푸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여러분에게 주어진 도구가 바로 '하이 컨셉'이다. 이 도구가 여러분에게 유용하기를 바라며.



Photo by Josh Hild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세상에 ENTJ만 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