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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만에 애플 팟캐스트 '예술'부문 1위를 한 비법

by 캡선생


세실, 나해님과 함께 시작한 팟캐스트 <책잡힌 사이: 독서모임장들>이 시작한 지 두 달도 안 돼 애플 팟캐스트 '예술' 부문 1위에 올랐다. 시작 전에 "몇 달 안에 카테고리 1위도 할 수 있어요"라고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나도 예상 못 했다.


책잡힌 사이 1위.jpg


대부분의 성취가 그렇듯, 운이 작용한 건 분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거나 채널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운"과 "좋은 사람"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조금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핵심은 ‘ZERO’에 있다.


ZERO: 브랜딩 프레임워크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처음북스, 2024)에서 다룬 핵심은 ZERO라는 프레임워크다. Zigzag(극단적 차별화), Engage(고객 참여), Repeat(반복), Optimize(최적화)의 앞글자를 따 만든 개념이다. 말 그대로 돈도 시간도 ZERO인 분들을 위한 실전 브랜딩 전략이다.


이건 책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나 스스로 브랜드 컨설팅을 하거나 콘텐츠를 만들 때 기준으로 삼는 원칙이기도 하다. 이번 팟캐스트도 마찬가지다. ZERO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적용했다. 하나씩 풀어보겠다.


Zigzag – 극단적 차별화

'책'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는 이미 많다. '도서'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다. 단순히 책을 이야기하는 콘텐츠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우리는 카테고리를 더 쪼개 보기로 했다. '독서 모임'이라는 서브 테마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이조차도 이미 있는 포맷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독서모임장들’이라는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독서 모임'이라는 ‘행위’에 집중할 때, 우리는 그걸 이끄는 ‘주체자’에 집중했다. 각자의 역할과 소개 멘트를 신경 쓴 것도 그 이유다. 이 방향 덕분에 콘텐츠는 더 명확해졌고, 채널명이 콘텐츠와 잘 맞아떨어지게 됐다.


Engage – 고객 참여

콘텐츠도 상품과 같다. 만들기 전에 팔아야 한다. 말 그대로 기획 초기부터 잠재 청취자와 함께 가야 한다. 이렇게 함께 기획에 참여한 이들은, 콘텐츠가 나오자마자 소비자가 된다. 그리고 마음에 들면 반복해서 찾아오는 단골이 된다.


우리의 경우, 채널명 후보 4개를 만들어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에서 투표를 받았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책잡힌 사이’를 최종명으로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채널이 열리자마자 이미 우리를 알고 있던 청취자들이 유입되었다.

스레드 설문조사.jpg
인스타그램 설문조사.jpg


Repeat – 반복

반복은 패턴을 만든다. 패턴은 아이덴티티가 되고, 아이덴티티는 브랜드가 된다. 반복되지 않는 콘텐츠는 휘발되지만, 반복되면 쌓인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을 반복할지(Dos)’와 ‘무엇을 반복하지 않을지(Don’ts)’를 정하는 일이다.


우리는 시작부터 도입 멘트와 클로징 멘트를 정했고, 지금까지 바꾸지 않았다. 업로드도 매주 일요일로 고정했다. 이 리듬 덕분에 청취자들이 루틴처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반복은 콘텐츠를 브랜드로 바꾸는 힘이다.


Optimize – 최적화

최적화란 “가용 예산 내에서 목적을 최대한 달성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아끼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쓰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목적은 수익이 아니라 시간 대비 질 높은 콘텐츠 생산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모여 4회 분량을 한꺼번에 녹음하기로 했다. 편집이 덜 들어가게 구성했고, 제목 정하기, 채널 관리도 매뉴얼화했다. 덕분에 각자 바쁜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콘텐츠를 올릴 수 있었다.


두 달 만에 카테고리 1위에 오른 건 분명히 운이 따랐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협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에겐 ZERO가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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