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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광고 실험을 해야 하는 이유

by 캡선생

대표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저희가 지금까지는 마케팅을 제대로 안 해서요. 이제 광고 좀 제대로 해보려고 하는데요.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죠?” 이 말을 들으면 나는 먼저 이렇게 되묻는다. “고객은 누구인가요? 그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경우 대답은 모호하다. 타깃은 ‘20~30대 여성’이고, 메시지는 ‘예쁜’, ‘감성적인’ 같은 추상적인 형용사로 가득하다. 그 말이 실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광고를 브랜드의 모든 준비가 끝난 뒤 마지막에 집행하는 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광고가 브랜드를 준비하는 첫 번째 실험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옷을 만들고, 촬영까지 마친 다음, 홈페이지를 열고 나서야 “이제 뭘 해야 하지?”라며 뒤늦게 광고를 고민하는 건 순서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말에 반응하는 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광고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기 전에, ‘고객을 알기 위한 도구’여야 한다.


# 고객을 파악하기 위한 광고 실험

‘타깃’과 ‘메시지’에서 갈피를 못 잡는 대표에게 나는 광고 실험을 권한다. 고객이 누구인지 모르면, 무엇을 만들어도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2030 여성’ 같은 두루뭉술한 타깃이 아닌, ‘단 한 명의 고객’을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그 고객이 어떤 메시지에 반응하고, 어떤 메시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한다. 타깃이 애매하다면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고객군을 나눠서 실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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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유무에 따른 A/B 테스트, 사진은 A/B 테스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OPTIMONK 사례


예를 들어, 당신이 여성용 데님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대학생, 직장인, 워킹맘을 각각 다른 광고 문구로 타깃팅해 하루 1만 원씩 광고를 집행해보자. 일주일이면 어떤 타깃이 내 브랜드에 가장 큰 반응을 보이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타깃이 좁혀졌다면 그 다음은 메시지다.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세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실험해본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입어도 편한 데님”, “체형을 자연스럽게 커버해주는 핏”, “출퇴근길에도 멋스러운 스타일”. 어떤 메시지의 광고에 클릭이 몰리는지를 보면, 고객이 지갑으로 반응할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클릭이 바로 고객의 진심이다.


‘고객을 파악하기 위한 광고 실험’은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마케팅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광고를 더 잘하려는 게 아니라, 고객을 더 잘 알기 위해서 광고 실험을 하는 시대다. 그리고 이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던 브랜드들이 있다.


# 힐하우스홈, 광고 비용을 아끼는 A/B테스트

뉴욕 기반의 패션 브랜드 ‘힐하우스홈(Hill House Home)’도 그 중 하나다. 처음 이들이 설정한 타깃은 ‘18~34세 여성’이었다. 브랜드의 톤앤매너와 제품 스타일상, 이 연령대가 가장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실제 광고 실험 결과는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Meta의 A/B 테스트 광고 기능을 활용해 서로 다른 타깃 그룹에게 동일한 광고를 노출했더니, 35세 이상 여성이 훨씬 더 높은 반응을 보였고, 행동당 비용(CPA: Cost Per Action)은 무려 78%나 낮아졌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힐하우스홈’은 타깃 전략을 수정하고, 더 반응하는 고객에게 더 많이, 더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 사례는 단지 광고 효율이 높아졌다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가 놓치고 있던 실제 고객을 발견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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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ll House Home. 사진 출처: Meta


많은 브랜드들이 '20~30대 여성'이라는 애매한 타깃에 안주하고, 콘텐츠의 결과는 감으로 해석하곤 한다. 하지만 ‘힐하우스홈’의 사례는 보여준다. 광고는 그저 도달 수를 늘리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내 브랜드의 진짜 고객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객은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클릭으로, 행동으로, 반응으로 말한다. 그리고 브랜드는 그 행동 데이터를 통해 타깃을 더 명확히, 메시지를 더 날카롭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맞춰진 조합은 단순 광고가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는 가장 정확한 언어다.



퇴사 후 뭐하지?

글쓰기, 전자책, 브랜딩까지

회사 없이도 ‘내 이름’으로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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