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무엇으로 돈을 벌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딱 두 가지만 떠올려 보자. 사람들의 질문과 불만, 이 두 곳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깊이 묻힌 수익의 기회가 있다.
나 역시 처음부터 퍼스널 브랜딩 컨설팅이나 관련 책을 출간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1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컨설팅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했고, 실제로도 그와 관련된 강의나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는 의외의 것이었다. “퍼스널 브랜딩 컨설팅도 해 주시나요?” 심지어 한 기업의 인사팀 직원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저희가 대기업이다 보니 ‘스몰 브랜드’ 관련 내용으로는 강사님 섭외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혹시 퍼스널 브랜딩 관련 책을 출간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러면 더 쉽게 섭외 요청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면, 그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명확한 수요의 신호다. 나도 그때 생각했다. ‘질문이 이렇게 반복된다면 여기에 기회가 있다.’ 그렇게 퍼스널 브랜딩 컨설팅 서비스를 시험 삼아 시작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책도 사실상 그 질문들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질문은 수익 모델의 밑그림이다. “이건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은, 지갑을 열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다. 이 신호를 잡아 낸 사람은 그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질문에 대해 1:1로 답하면 컨설팅이 되고, 짧게 정리하면 뉴스레터가 되며, 길게 풀면 전자책이 된다. 예시와 구조를 더하면 강의나 VOD가 되고, 반복된다면 템플릿이나 자동화 도구로 포맷화할 수 있다.
질문이 기대라면, 불만은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나오는 감정이다. 많은 사람이 불만을 피하고 싶어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불만은 오히려 강력한 수익 단서가 된다. 질문보다 더 깊은 감정이 서려 있는 고객의 니즈이기 때문이다. 회사에 걸려오는 불만 전화를 ‘럭키 콜’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Chapter 4. 멘탈 관리 2 악플에 대처하는 법’ 참조). 불편을 표출하는 목소리는 곧 수익화의 기회다.
나에게도 그런 럭키 콜이 있었다. 독서모임장으로 활동하던 초기에 한 멤버가 모임이 끝난 후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모임이 대화가 아니라 강의나 발표 같아요.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느낌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말하는 느낌이라 너무 딱딱해요. 저는 대화를 기대하며 신청했거든요.”
나는 모두에게 공평한 발언 기회를 주고자 시계 방향으로 차례차례 말하는 구조를 썼는데, 오히려 그것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피드백이었다. 얼굴을 보고 직접 듣는 불만이라 순간 당황했고 심장도 쿵쾅거렸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아주 정확한 지적이었다. 이후 나는 발언 기회는 공평하게 유지하되 순서대로 돌아가는 느낌을 없앴다. 무작위로 발언 기회를 주고, 자유 발언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그 변화 이후로 모임 분위 기는 훨씬 부드러워졌고,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모임 연장을 신청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한 가지를 더 배웠다. ‘강의’가 아닌 ‘모임’, 특히 ‘대화형 모임’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콘텐츠 과잉의 시대, 사람들은 대화에 목말라 있었다. 이후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자들을 위한 대화형 강의를 만들었고, 지금 내가 운영하는 대화형 브랜드 컨설팅인 ‘톡설팅(Talk+Consulting)’이라는 브랜드도 사실상 이 불만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문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불만은 종종 숨어 있다. 리뷰, DM, 수업 후기, 대화 중 던져지는 투덜거림 속에 숨겨져 있다. 중요한 건 이 감정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하고 분해해서 기획의 재료로 삼는 일이다. 예컨대 “이건 너무 어렵다.”라는 말은 고객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로, “왜 이런 게 없어요?”라는 질문은 신제품으로, “이거 너무 귀찮아요.”라는 불만은 템플릿이나 자동화 툴로 만들 수 있다.
질문과 불만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강의를 하든, 모임을 운영하든, 뉴스레터를 발행하든 상관없다. 사람들의 질문, 불만과 같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지속적으로 노출해야 한다.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심지어 돈을 내면서까지 고객의 불만을 구했다. 1995년 유니클로는 한 신문 광고에 “유니클로 욕을 하면 100만 엔을 준다.”라는 문구를 실었다. 어설프게 자문을 구하느니 차라리 고객의 불만을 직접 듣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캠페인이었다. 그 결과 거의 1만 건의 ‘욕’을 모았다. 이 불만들을 개선의 단서로 삼아 제품을 다듬고, 브랜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하는 도구는 구글 폼이든 네이버 폼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안에 “이번 강의에서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추후에 더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같은 질문을 넣는 것이다.
• 이번 강의(혹은 콘텐츠)에서 이해되지 않거나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적어 주세요.
• 지금 당신이 가장 궁금한 점은 무엇인가요?
• 이 강의(콘텐츠)를 듣고 나서 더 깊이 배우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요?
• 이 서비스(또는 모임)에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점이 있다면 말씀 해주세요.
• “이건 좀 불편했어요.”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 지금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나 상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모든 질문을 다 할 필요는 없다. 이 중 두세 개만 골라 반복적으로 묻는 것이 핵심이다. 꾸준히 의견을 묻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수익이 찾아온다. 질문과 불만을 먼저 모은 사람이 다음 시장을 선점한다.
질문은 돈을 낼 준비가 된 사람의 손짓이고, 불만은 돈을 더 낼 의향이 있는 사람의 신호다. 이 단서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다음 수익을 먼저 발견한다.
<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556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