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혹은' 돈이 아닌 꿈 '그리고' 돈!

by 캡선생

꿈과 돈을 ‘and’로 연결하는 사람은 몽상가라 하고, ‘or’로 연결하는 사람은 현실주의자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 사회에 나와 돈을 받고 몇 년 일해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꿈은 꿈이고, 돈은 돈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대담하게도 <꿈과 돈>이라는 제목으로, 두 단어를 ‘and’로 연결한다. <혁명의 팡파르>로 이미 그 대담함을 충분히 보여준 니시노 아키히로다.


그의 전작 <혁명의 팡파르>는 나에게 꽤나 큰 충격이었다. 내가 선호하지 않는 ‘단언하는 말투’임에도, 그래서 읽는 내내 반발심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결국 설득당했기 때문이다. 맑스의 <공산당 선언>을 떠올리게 하는 새빨간 표지와 거침없는 문장은 대중적이라고 보긴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나처럼 묘하게 설득당했던 것 같다. 절판 이후 중고책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 구해야 했고, 한 번 읽은 사람들은 쉽게 팔지 않는 책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읽은 <꿈과 돈>은 역시 좋았다. 아니, 기대보다 좋았다. 자신감 넘치는 말투는 여전했지만, 이번에는 그가 다루는 세계가 더 넓어졌다. 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돈이 모이는 구조와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까지 본격적으로 파고든다.


책은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쓰는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정의부터 다시 잡고 시작한다. 프리미엄은 고급이고, 럭셔리는 꿈이라는 선언이다. 그리고 럭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지도 – 보급도’의 값을 최대한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상태. 그 차이가 곧 럭셔리(꿈)의 크기라는 설명이다.


이 논리는 곧 럭셔리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의 심리로 이어진다. 그는 대형 스타디움에서 가장 비싼 자리가 어디인지 묻는다. 무대와 가장 가까운 자리도, 백네트 뒤도 아니다. 선수나 출연자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개별 관람석이다. 그 자리에서 사람들은 공연을 ‘본다기보다’, 함께 온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만든다. 부유층은 작품이나 스포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교의 장으로 활용하고, 때로는 ‘보러 왔다’는 증거만 남기기 위해 그 자리에 앉는다. 이 대목에서 그는 기능이나 효율로는 설명되지 않는 소비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낸다.


이어지는 ‘오버스펙’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흔히 말하는 ‘고객 관점’을 그는 냉정하게 해석한다. 장사의 세계에는 프로 심사위원이 없고, 상품을 평가하는 것은 수준 높은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고객이라는 점. 그래서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만족 라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며, 그 선을 넘어서도 계속 투입되는 기술과 노력은 ‘오버스펙’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장인의 자기만족이 반드시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맥락은 자연스럽게 ‘고객과 팬’의 구분으로 이어진다. 야마다 씨의 라면 가게가 선택받는 이유는 가격이나 맛 같은 기능 때문이 아니라, 야마다 씨라는 사람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팬은 싸게 사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기능이 아니라 의미라고 말한다. 상품에는 ‘너를 향한 응원 대금’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책의 제목으로 수렴된다. 그는 꿈과 돈의 관계를 하나의 수식으로 정리한다.


‘꿈의 대금 = 목적지(꿈) – 현재 위치’.


팬을 만들고 그들과 교감하려면, 자신이 어디를 향하고 있고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계속해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꿈이 없으면 팬은 생기지 않고, 사람들은 그 꿈에 자신의 돈을 투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후반부에는 누군가에게는 사족처럼 보일 수도 있는 Web 4.0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 역시 그의 꿈이라는 관점에서는 빠질 수 없는 이야기다. 기술의 진보 자체보다, 그 기술을 둘러싼 관계와 커뮤니티, 그리고 믿음이 어떻게 가치로 전환되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2024년 출간 직후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했었다. 다만 아쉽게도 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절판되어 모임을 진행할 수 없었다(출판사에도 문의를 했으니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나온 이 책을 서둘러 모임 책으로 다시 골랐다. 모임원들과 ‘꿈’과 ‘돈’이라는, 듣기만 해도 설레는 두 단어에 대해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고 싶다.


꿈 ‘혹은’ 돈이 아니라, 꿈 ‘그리고’ 돈에 대한 이야기를.


2026년, 진짜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고 싶다면 이 책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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