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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12. 2022

골드러시 그리고 머니러시

<트렌드 코리아 2022>를 읽고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읽는다. 그것도 가능하면 출간 첫날에.


이렇게 말하면 트렌드 코리아의 광팬으로 보일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는 않다. 본업이 브랜드 컨설팅과 마케팅인지라 누구보다 빠르게(남들과는 다르게) 정보를 획득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긴 일종의 습관이다.


트렌드 코리아는 늘 다음 해의 연도수를 붙이고 나온다. 그래서 예측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새해 운세 보듯 이 책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트렌드 코리아>는 엄밀하게 말해서 저자들이 책을 완성한 시점까지 가장 뾰족하게 튀어나온 트렌드를 정리한 책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캐나다의 전설적인 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훌륭한 하키 선수는 퍽(puck: 하키 경기의 공)을 따라 움직이고, 위대한 하키 선수는 퍽이 움직일 곳을 예측해서 움직인다.


사진 출처: B Bennett/Bruce Bennett Studios/Getty Images


이에 빗대어서 이야기하자면 트렌드 코리아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훌륭한 독자이고 이것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독자는 위대한 독자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직업적으로 위대한 독자가 되어야만 다. 그래서 이러한 의무감에서 비롯된 인사이트를 한번 공유해보고자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가장 인상적인 트렌드라고 본 것은 'Incoming! Money Rush'였다.

돈에 편견이 없던 자본주의 키즈가 주로 '플렉스(flex)'로 일컬어지는 소비에 큰 관심을 두었다면,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의 머니러시는 주로 '파이프라인'이라고 불리는 수입원 다각화에 초점을 맞춘다.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자 하는 머니러시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투잡', 'N잡'과 레버리지를 적극 이용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로 양분된다.

- <트렌드 코리아 2022> 중 -


단군이래 '돈'에 해당되는 무언가를 싫어하는 세대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MZ세대(사실 M과 Z는 구분되어야 마땅한 세대라고 생각하나 편의상 MZ라고 부르겠다)처럼 '소비'보다 '돈을 버는 일'에 이렇게나 관심이 컸던 세대가 있었나 싶다.


어느 날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 둘이(이들 굳이 분류하자면 알파 세대일 것이다)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듣게 된 그들의 토론 주제는 "카카오의 주가는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였다. 나 때만 해도(Latte is horse) 대학생이 돼서도 주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심지어 미성년자가 주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니!


이 뿐만이 아니다. 5년 넘게 다양한 모임을 하면서 근래에 유독 많이 언급되는 주제가 있다. 바로 'N잡'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과 같이 자산을 증식시키는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는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높은 빈도로 언급하고 있고 나는 그것을 다양한 모임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언급한 다양한 트렌드들 중 Incoming Money Rush만큼 내 눈을 사로잡은 트렌드는 없었다.


그러면 이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이 트렌드 골드러시에 빗대어 명명했다.

골드러시(Gold Rush)

1848∼1849년 캘리포니아주(州)에서 발견된 금을 채취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 시초이다.

1848년 새크라멘토에 가까운 아메리칸강(江)의 지류 근처 존 수터의 집 제재소에서 금이 발견되고, 그 주변에서 많은 금이 나오자, 미국인이 이 지역으로 일을 팽개치고 금을 캐러 모여들었다. 이 소문이 퍼지자, 1849년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남미 ·하와이 ·중국 등지에서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해 왔다.      

- 두산백과 두피디아 中 -


나는 역사를 시험 족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시험을 보기 전에 기존 시험에 나왔던 문제와 답을 보면 매우 큰 도움이 되듯 머니러시(Money Rush)에 대한 대응법을 알기 위해 예전 골드러시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드러시에서 큰돈을 번 사람들의 대부분은 금을 캤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즉 그들이 금을 캐기 위해 필요로 했던 곡괭이와 잘 찢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팔았던 리바이스(청바지 리바이스의 그 리바이스가 맞다) 같은 조력자들이었다.

사진 출처: willbousa.com


그래서 나는 머니러시에서도 가장 큰 머니를 손에 쥘 사람들은 'N 잡러'나 '투자자'가 아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조력자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이 조력자들은 서서히 부와 명예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코인거래소 업비트(두나무),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인 클래스 101과 삼프로, 신사임당, 슈카와 같은 다양한 자기 계발/경제 유튜버 들이다. 이들은 머니러시를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와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여성동아


사진 출처: 클래스 101



사진 출처: 삼프로TV

머니러시 트렌드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의 '돈'에 대한 욕구가 잘 사그라들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 트렌드 기회로 삼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지?


Photo by Jingming P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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