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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09. 2022

기사님도 한 말씀하실게요!

<해피버스데이>를 읽고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마법 같은 세 단어가 있다. 나는 이것을 삼최(三最)라고 부른다.


바로 '최고(最高)' '최초(最初)'최애(最爱)'다. 영어로 말하면 'Best' 'First' 'Most Popular' 정도일 것 같다. (삼최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 번 자세히 써볼까 한다)


브런치를 보다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이 삼최 중 '최초'였다. 바로 '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쓴 최초의 버스 백과사전' <해피버스데이>. 그리고 제목 해피버스데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Happy Birthday'가 아닌 'Happy Bus Day'였다. 최초라는 말도 끌리는데 재치 있는 책의 제목까지 더해지니 읽어보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주문을 하고 저자의 브런치에 댓글도 달았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1472578&orderClick=LAH&Kc=


<해피버스데이>의 내용은 간단하다. 승객이 아닌 기사의 입장에서 보는 버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면 먼저 버스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라틴어의 옴니버스(Omnibus)에서 유래된 버스는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됐다고 봅니다. 그 당시 부자가 아니면 아무나 마차를 탈 수 없었기에 나온 것이 바로 '마차 옴니버스'입니다. 사람은 많은데 이동수단이 부족해 나온 다인승 마차는 꽤 인기를 끌게 됩니다. (...) 마차는 소수만 이용할 수 있지만, 옴니버스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이러한 다인승 마차 옴니버스는 영국에 진출한 뒤 미국에 정착하게 되고, 미국에서는 이를 '버스'라 부르게 됐습니다.

- <해피버스데이> 중 -


버스는 시작부터 소수의 부자가 아닌 다수의 일반 시민을 위한 대중교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버스를 가리켜 '시민의 발'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당히 근본 있는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버스를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잘 느끼못하버스의 소중함을 느끼기보다는 불쾌한 경험들을 더 잘 기억하곤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난폭운전을 하는 기사에 대한 기억, 버스정류장에 있던 나를 그냥 지나치고 가버린 버스에 대한 기억 등 좋지 않았던 소수의 기억들 때문에 버스 그리고 더 나아가 버스 기사분들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이 있었다.


그러나 한 번 잘 생각해보면 안 좋았던 기억보다는 내가 당연하다고 느꼈지만 감사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았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편리하게 이곳저곳을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세상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리고 나는 버스를 이용하면서 100% 매너 있는 승객이었는가?


<해피버스데이>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최고의 버스 시스템을 이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사분들의 노고가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버스를 이용하며 비매너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책의 제목처럼 '행복한 버스 생활'을 위해서는 기사가 승객을 배려하는 만큼 승객도 기사의 노고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해피버스데이>를 읽고 책의 제목처럼 승객과 기사 모두 더 '행복한 버스 생활'을 함께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 Happy Bus Day!


p.s. 기사들이 가장 많이 듣는 라디오 채널

1위 CBS 음악 채널 93.9 MHz
: DJ의 멘트가 적고 음악 분량이 많은 채널입니다. 클래식부터, 팝, 가요 등 다양한 음악을 송출하는 CBS 음악 FM을 가장 선호하는 듯합니다. 고정 기사들이 1번에 주로 저장해놓습니다.

2위 MBC 표준 FM 95.9 MHz
: 청취율 조사에서 거의 1위를 차지하는 MBC 표준 FM입니다. 사연 위주의 프로그램이 많아 (차량 소음으로) 사연을 잘 들을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저장해놓는 듯합니다.

3위 YTN 94.5 MHz
: 온종일 뉴스만 틀어놓는 YTN 라디오. 세상 돌아가는 정보에 뒤처질 것 같은 버스 기사들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시사에 해박합니다.

4위 TBS 95.1 MHz
: 서울교통방송. 서울시 시내버스라면 기본 저장 채널이라 할 수 있죠.

5위 SBS 러브 FM 103.5 MHz
: SBS 라디오도 꽤 많이 듣습니다. 1번에 저장된 경우는 드물고, 대체로 4~6번 사이에 저장돼 있더군요.

6위 KBS 1 라디오 97.3 MHz
: KBS 89.1 MHz나 MBC 91.9 MHz가 필수 저장 채널일 것 같지만 신세대 음악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KBS 1 라디오가 더 인기입니다.


Photo by Egor Litvin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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