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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pr 11. 2022

(나의) 실패는 (너의) 성공의 어머니

<사장으로 견딘다는 것>을 읽고

역사가 그러하듯 경영/경제 서적은 대부분 승자의 기록이다.


승리를 원하는 대중들이 패자의 목소리에 잘 귀 기울이지 않기에 승자의 기록만이 서점의 매대를 가득 채운다. 승자의 팡파르(Fanfare)만이 서점에 가득 울려 퍼지는 것이다.


물론 성공한 사람이 객관적으로 자신이 성공한 법을 기술한 책들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성공하는 법이 다양해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결국 몇 가지 공통점으로 수렴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노력하라" "믿음을 가져라" "꾸준히 해라"등과 같은 클리셰이자 진리이다. 이러한 진리를 상기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사람들의 책들이 큰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https://brunch.co.kr/@kap/42


다만 우리는 패자의 이야기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의사의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데는 다른 의사들의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즉 '타인의 실패'는 '나의 성공의 어머니'인 것이다.


비유하자면 승자의 이야기가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矛: 모)이라면 패자의 이야기는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盾: 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순(矛盾)을 갖춘 책이 바로 <사장으로 견딘다는 것>이다.


저자인 최송목은 모두가 IMF로 힘들 때도 코스닥 상장사 CEO로 성공 가도를 달렸던 인물이다. 그러나 한순간에 무일푼 채무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성공과 실패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인물이다. 이러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모순을 통해 현재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먼저 찾아오는 경영 컨설턴트로 거듭났다.


경제/경영 서적을 읽다 보면 종종 "저자가 똑똑하기는 한데 현업의 상황을 잘 모르네"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책은 현업에서 산전수전 공중전을 모두 겪은 사람의 책이다 보니 이러한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공감은 물론 내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까지 제공하고 있어서 책으로 컨설팅을 받는 느낌까지 들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회사가 어려울 때 사장은 솔직하게 주변인들과 멤버들에게 이를 털어놓는 게 나을지 아니면 당당함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었다.

사장에게는 때로 허장성세가 필요하다. C 사장의 경우, 그의 초조함이 투자사에게 회사를 자금 부족의 부도 직전 상황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 사장은 배가 아무리 흔들려도 어느 정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표정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설령 배가 침몰할지언정 여유 있게 뒷짐을 지고, 가라앉는 순간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 선장의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주위 사람들이 신뢰를 갖고 안심하고 움직인다.
- <사장으로 견딘다는 것> 중 -
사장의 표정은 항상 직원들의 관심사다. 직원들은 사장의 일거수일투족, 특히 표정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다. 그의 심기에 맞춰 행동하기 때문이다. 자칫 표정 관리에 실패하면 직원은 마음속으로 '이번 달 월급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사장님 표정 보니 두세 달 넘기기 힘들 것 같은데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나?' 하며 불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 <사장으로 견딘다는 것> 중 -
핵심은 위기의 순간 트렌드를 읽고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호황에 너무 느슨해져서 매너리즘에 졸지 말고, 불황에 너무 없어 보인다거나 긴장해서 쫄지 마라. 모든 변화는 기회다. 호황도 기회, 불황도 기회. 99퍼센트가 아니라 100퍼센트 그렇다.
- <사장으로 견딘다는 것> 중 -


사장은 멀리서 보면 멋있고 근사해 보일 수 있는 자리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누구보다도 외롭고 고된 자리이기도 하다. 나에게 도움이 되었듯 사장으로 견디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 도움이 되기를 바다.


세상 모든 사장님들 파이팅!



Photo by The Blowup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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