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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r 23. 2023

성공이 싫다면 이 글을 읽지 마라


※ 이 글은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오해를 할 수 있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 글을 잘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쉽게 말해 난독증이었다. 성적은 늘 전교 꼴등을 다투었고, 유일한 낙이라고는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뿐이었다.


좋은 대학교는커녕 고등학교라도 진학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 정도의 학습능력이라면 고등학교에 가서 더 큰 좌절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평생 중학교만 다니는 게 오히려 나아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가 끝나자마자 교문밖을 뛰어나가는데 커다란 형체가 갑자기 나를 덮쳤다. 1톤 트럭이었다. 순간 슬로모션처럼 나의 몸은 하늘에 떠올랐고, 바닥에 닿는 순간 기억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주위에 사람들이 둥그렇게 머리를 모아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히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이것'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삶을 180도 바꾸어놓았다.


'이것'을 알고부터는 글을 잘 읽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성적수직상승했다. 대회 때마다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는 우사인 볼트처럼 나는 매 시험마다 전교순위를 경신해 나갔다. 어느덧 나의 성적은 '전교'가 아닌 '전국'으로 매겨야만 했다.


이게 다 '이것' 덕분이었다.



사실 위에 적은 내용은 모조리 거짓이다. 다 내가 지어낸 이야기다. 몰입해서 읽은 분께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조심하라는 말도 함께 전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것이 당신을 혹하게 만드는 '성공을 팔아서 성공하는 스토리'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그럼 위의 글을 가볍게 해부해 보자.



1. 부정을 통해 호기심 자극


인간은 '하라는 것'보다는 '하지 말라는 것'에 훨씬 더 끌리게 되어 있다. 그것이 원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면 더더욱. '19세 미만 시청금지'만큼 19세 미만에게 강렬한 유혹이 또 어디 있겠는가? ('출입금지' 표지판도 비슷하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는 비법'보다 더 강력한 유혹은 '성공이 싫다면 이 글을 읽지 마라'가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는 '쉽게 돈을 벌기 싫다면 이 글을 읽지 마라' '부자와 결혼하기 싫다면 이 글을 읽지 마라'같은 노골적인 부정형 제목들이 있을 것이다.


2. 비포 애프터의 강렬한 대비


사람들은 보통 사람에게 공감한다. 그리고 약자에게는 응원을 보낸다. 처음부터 잘난 사람이 더 잘되는 스토리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다수가 공감하고 몰입하는 스토리는 약자 혹은 보통사람이 역경을 딛고 일어나 성공하는 내용이다.


성공을 팔아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성공하기 전의 자신의 모습을 최소 보통사람, 가능하다면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애프터(성공 이후)의 모습이 더 빛이 난다. 성공의 절대적 크기'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더 끄는 것은 '성공의 상대적 크기' 즉 비포와 애프터의 강렬한 대비다. 빛의 밝음은 어둠이 보장한다.


3. 결정적인 사건


2번에서 말한 비포와 애프터의 강렬한 대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사건이 필요하다. 서서히 나아지거나 나도 모르게 어느덧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없다. 인생을 뒤흔드는 사건이 비포와 애프터의 경계를 분명하게 갈라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죽음'과 관련된 사건으로 비포와 애프터를 구분 짓는다.


4. 비법은 최대한 미룬다


비법을 바로 말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비법이 나오면 사람들이 성공스토리를 더 읽을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최대한 비법공개를 뒤로 미룬다.


그리고 세상 누구도 모르는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있다면 나에게만 알려주길 바란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같은 말을 얼마나 임팩트 있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즉 어떠한 맥락에서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최대한 듣는 이의 감정을 고양시켜 놓은 다음, 즉 이야기의 '절정'부에서 이 비법을 털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것이 비법다운 비법처럼 보일 테니 말이다.



물론 진실로 남을 돕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는데,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만 최근 들 '성공을 팔아서 성공'하는 경우를 더더욱 많이 보다 보니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 글을 적어보았다.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믿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특히나 모두가 바라는 것에 대한 정보는 더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을 포함해서 '성공'에 대한 모든  꼭 비판적 사고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P.S. 그렇다고 무작정 비난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비판적 사고와 비난의 차이는 미묘하지만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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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Sander Sa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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