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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pr 13. 2023

챗GPT의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오픈에이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Chat GPT)가 전 세계를 들썩이고 있다. 30개월 만에 1억 명의 가입자수를 기록한 인스타그램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 2개월 만에 1억 명을 달성했다. 빌 게이츠는 챗GPT에 대해 "인터넷만큼이나 혁명적"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챗GPT에 열광할까?


일단 지식 노동자의 근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의 연구에 따르면 지식 노동자가 하루에 일하는 총 시간 중 26%는 필요한 정보를 찾고 그것을 취합 및 통합하는데 소비한다고 한다. 그런데 챗GPT는 이것을 눈 깜짝할 사이에 처리할 수 있다. 사람이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고 정리해 달라고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8시간이라고 하면 약 2시간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2시간이 절약된다고 근무시간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지만).


챗GPT는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고 정리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지적능력 중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 임마누엘 칸트의 철학에 따르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크게 정보를 수집하는 감성(sensibility), 수집된 정보를 이해해 지식을 만드는 오성(understanding), 그리고 지식을 이용해 참된 진리에 관한 추론을 하는 이성(reason)이 있다(정우성의 <특허문서론<(에이콘, 2017) 참조). 여기서 '정보 수집'과 '지식 생성'을 담당하는 '감성'과 '오성'을 챗GPT는 인간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추론'도 가능할 수 있다.


기존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는 혁명이었다면, 앞으로의 챗GPT 혁명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인간의 지식노동을 챗GPT가 대체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식 노동자로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대부분의 전문가는 챗GPT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앞으로 더욱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 이후 가장 큰 수혜를 본 이는 이러한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었으니, 챗GPT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크게 무리가 없는 예측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시험을 잘 본다'와 비슷하게 틀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래서 어떻게?'라는 의문은 계속 남아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챗GPT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에 대한 답으로 '질문'과 '추론' 그리고 '에토스'가 떠올랐다.


1. 질문


챗GPT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질문'을 바탕으로 '답변'을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의 질'이 '답변의 질'을 담보하는 관계라는 걸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영화 <올드보이>에 나오는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라는 대사처럼 말이다.


지금까지는 '대답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질문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신박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하는 사람이 그 누구도 얻지 못하는 신박하고 본질적인 답을 챗GPT로부터 얻을 테니 말이다.


2. 추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칸트에 따르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크게 '감성', '오성', '이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지식으로 만드는 '감성'과 '오성'은 챗GPT가 쉽게 그리고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이를 통해 참된 진리를 추론하는 '이성'은 아직까지 챗GPT가 쉽게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이 아느냐'가 아닌 같은 정보로부터 '누가 더 획기적인 판단을 이끌어내느냐'의 경쟁이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별생각 없이 보았던 사과의 낙하를 통해 '만유인력'이라는 법칙을 이끌어낸 아이작 뉴턴처럼 말이다.


3. 에토스(Ethos)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나이키와 리복과 같은 유명브랜드의 운동화는 시장 운동화보다 확실히 품질이 뛰어났다.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었고, 신어보면 더더욱 그 차이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내 짝퉁 운동화는 세탁하자마자 마크가 반쯤 지워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상품과 서비스는 상향 평준화되어서 품질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심지어 짝퉁이 진품보다 품질이 좋은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비슷한 품질의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상품은 몇 배 비싼 가격으로 잘 팔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유명브랜드 제품에 훨씬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호감, 다른 말로 강력한 에토스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세 가지 요소로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를 이야기했다. 여기서 에토스를 거칠게 해석하면 '누구(무엇)에 대한 신뢰'다. 다른 말로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상품과 서비스가 상향평준화되면서 '브랜드'가 더욱더 각광을 받듯이, 챗GPT로 지적인 능력이 상향평준화되면 비슷하게 '퍼스널 브랜드', 즉 '에토스'가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챗GPT를 통해 특정 영화에 대한 정보를 동일하게 얻고 사람들에게 말하더라도, 다수의 신뢰를 얻고 있는 이동진 평론가가 말하는 것과 내가 말하는 것은 그 반응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즉 에토스의 차이에 의해서 같은 정보다 전혀 다른 정보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에토스의 차이는 챗GPT가 대중화되어 지적능력이 상향평준화되면 더욱더 공고해지지 않을까 싶다.



정리하면 챗GPT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이면서 본질적인 질문을 하는 능력과 같은 정보로부터 독창적인 판단을 이끌어내는 추론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챗GPT의 활용 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 즉 '에토스'를 미리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전문가가 아닌 내가 연구 없이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니 적당히 가려서 들으셨으면 한다. 다만 터무니없는 상상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으니 그 점을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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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runchbook/kaptop4

                    

사진: UnsplashBoliviaIntelige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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