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어령을 기리며
발라드는 결국 그 마지막 읊조림을 위한 거예요.
"(88 올림픽 때 굴렁쇠 소년이 반바지를 입고 굴렁쇠를 굴리며 갈 때, 사이렌이 울렸는데) 그 제목이 Silence였지. 내가 올림픽에서 수십 억 지구인들에게 들려준 것도 바로 그 침묵의 소리야. 꽹과리 치고 수천 명이 돌아다니던 운동장에 모든 소리가 딱 끊어지고 어린애 하나가 나올 때, 사람들은 듣고 본거야. 귀가 멍멍한 침묵과 휑뎅그레한 빈 광장을..... 그게 얼마나 강력한 이미지였으면, 그 많은 돈 들여서 한 공연은 소년이 굴리던 굴렁쇠만 기억들을 하겠나. 그게 어린 시절 미나리꽝에서 돌 던지며 듣던 정적에서 나온 이미지라네."
"우리가 죽음을 의식한다는 것도 바로 그런 거라네. 시끄럽게 뛰어다니고 바쁘게 무리 지어 다니다 어느 순간 딱 필름이 끊기듯 정지되는 순간, 죽음을 느끼는 거야. 정적이 바로 작은 죽음이지. 우리가 매일 자는 잠도 작은 죽임이거든. 우리가 침묵의 소리를 들을 때, 그걸 잡아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