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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ug 11. 2022

퍼스널 브랜딩 딱 한 마디만 해주세요

최근 한 마케팅 관련 모임에서 모임 종료 5분을 남기고 한 분이 나에게 질문을 했다.


퍼스널 브랜딩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나는 해당 모임의 모임장도 아니었고, 단순히 1회 차로 놀러가기를 한 참여자였기 때문에 그분을 다시 만날 일은 없었고, 심지어 모임 종료 후 바로 막차를 타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분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딱 5분 남짓이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주고받아서 추후에 답을 주어도 되긴 했지만 몇 번의 경험으로 연락처 교환은 신중하게 하고 있다)


내가 퍼스널 브랜딩에 관 모든 상황에 맞는 정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내가 아는 한에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오해 없이 내 생각을 전하기에는 3시간으로도 부족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어떠한 실마리라도 원하는 분위기여서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입구에서 돈을 받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내가 생각해낸 말이 아니다. 일본의 영화배우이자 코미디언인 니시노 아키히로가 본인의 저서 <혁명의 팡파르>에서 언급한 말이다. 나는 그의 말이 퍼스널 브랜딩을 하려는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스스로도 이 말을 주기적으로 되뇌곤 한다. 이 말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왜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모임에서 만난 분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가 있어야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표의 퍼스널 브랜드가 강력해야지 좋은 직원도 뽑고 영업력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나은 노동 인권을 위해 힘쓰고 싶은데 제가 유명하지 않다 보니 한계를 느껴서, 조금 더 나은 퍼스널 브랜드가 있다면 수월하지 않을까 싶어요


퍼스널 브랜드가 있어야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성기처럼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견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누군가는 '선한 영향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같다) 결국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갖고자 함은 강력한 영향력을 갖춘 사람이 되겠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입구에서 돈을 받지 않는 것과 영향력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나는 '영향력'이란 결국 '신용'에서 출발하고 그러한 '신용'은 사냥이 아닌 농사의 방식으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니시노 아키히로는 입구에서 돈을 받지 말라고 이야기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구에서 돈을 받고 싶어 합니다. 즉 내가 가치를 제공한 시점과 돈을 받는 시점이 거의 동시간에 이루어지는 수렵채집 패턴에 익숙한 것이죠. 그러나 수렵채집 패턴은 신용이 쌓일 여지가 없고 그로 인해 큰돈을 벌 가능성이 적습니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농사를 하듯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라는 씨앗을 꾸준히 심어서 신용을 키우고 그 신용이 최대한 클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수렵채집의 사고를 뛰어넘어 농경적 사고로의 도약이 필요한 것입니다.

- 캡선생, 노사장의 <비행독서> 중 -


백종원 맛집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백종원이 그 맛집들로부터 돈을 받고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대가 없이 진심으로 그 맛집을 추천하기 때문이다.(물론 방송 출연료는 따로 받겠지만) 즉 맛에 관해서 사람들이 백종원이라는 퍼스널 브랜드에 신용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경우 패션에 있어서는 백종원과 같은 영향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그녀는 '슈스스(슈퍼스타 스타일리스트)'라는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뒷광고와 연루되는 순간 오랫동안 그녀가 쌓아온 신용은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었고 그녀의 퍼스널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처럼 신용은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지만 또 한 순간에 퍼스널 브랜드를 망치기도 하는 요소이다. 그리고 이 신용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단기간의 수렵채집이 아닌 장기간의 농사로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줄 것과 받을 것을 서로 없는 것으로 치다'라는 '퉁치다'라는 표현이 있다. 입구에서 돈을 받게 되면 내가 가치를 제공한 것이 바로 돈으로 퉁치고 끝이 난다. 그러나 내가 돈을 받지 않고 꾸준히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나에게 '신용'이라는 가치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강력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디테일한 이야기를 덧붙이지 못해서 나에게 질문한 참여자분이 나와 같은 의도로 이해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그분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길 바란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charlesdeluvi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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