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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ug 18. 2022

퍼포먼스 마케팅, '숫자'에 속지 마라

 저희 광고 중에 @@이 ROAS가 4,000%가 넘어서, 이 광고 예산 비중을 더 늘릴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퍼포먼스 마케팅에 주력하는 한 브랜드의 임원과 신규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ROAS가 유독 높은 광고 상품이 눈에 띄어 물어보자 그는 위와 같이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해당 광고 후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하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그것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ROAS(Return on Ad Spend)

광고비 대비 매출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예를 들어 광고비 100만 원을 썼는데 해당 광고로 매출이 4,000만 원이 나오면 ROAS가 4,000% 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지점에서 많은 클라이언트가 빠져있는 숫자 함정에 이 분도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본인이 실무를 직접 하지 않고 숫자만 적혀있는 보고서를 받다 보니 숫자 뒤의 이야기를 보지 못하고 숫자만 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ROAS가 유독 좋을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봐야 한다.


원래 해당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했던 고객들한테 불필요하게 광고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분도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원래 구매하려던 상품인데 광고가 불필요하게 계속 나에게 노출되는 경우를 말이다.(심지어 구매 이후에도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광고는 ROAS가 높더라도 효과적인 광고라고 볼 수 있을까? 이러한 광고에 드는 비용을 ROAS는 조금 낮더라도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들 혹은 우리 브랜드를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 브랜딩을 하는데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숫자에만 매몰되다 보면 이러한 고민과 질문을 하지 못하게 된다.


고객이 구매를 하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어떠한 광고를 통해 매출이 일어났는지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것을 수치화할 필요가 있다 보니 기여 모델이라는 판단 모델이 탄생하게 되었다.


사진 출처: https://nestcommerce.co/resources/last-click-attribution-alternatives/
기여 모델(Attribution Model)

위 이미지처럼 고객이 특정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기 전에 클릭(때로는 단순 노출)했던 모든 광고들 중에 어떤 광고에 구매 기여도를 부여할 것인지를 정하는 모델이다.

1) 처음 클릭한 광고가 구매를 일으켰다고 본다(First click)
2) 마지막에 클릭한 광고가 구매를 일으켰다고 본다(Last click)
3) 클릭한 모든 광고에 1/n의 기여도를 부여한다(Linear)
4) 처음과 마지막에 클릭한 광고에는 높은 기여도, 그 사이에 있는 광고들에는 낮은 기여도를 부여한다(Position-based)
5) 마지막으로 갈수록 점차 높은 기여도를 부여한다(Time decay)
6)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광고 순으로 기여도를 부여한다(Data driven)

- Google Ads Help 일부 참조 -
* 매체마다 기여도가 유지되는 기간(예: 광고 클릭 후 28일까지 유효)도 다르고 고객이 쿠키값을 삭제하는 등의 변수까지 있다 보니 기여 모델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말이 많다.  


현재 많은 수의 광고 상품과 분석 툴이 2번  'Last click'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ROAS가 높은 광고들은 대개 고객들이 구매를 결심한 순간 혹은 결심한 후에 보고 클릭하게 되는 광고들인 경우가 많다.


고객이 검색을 했을 때 노출되는 검색광고의 예를 들어 보겠다. 아래의 세 가지 검색어 중에서 무엇이 가장 ROAS가 높을 것 같은가?


1) 운동화

2) 나이키 운동화

3) 나이키 에어 포스 1 07 CW2288-111


조금만 생각해보면 3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운동화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고객이라면 먼저 '운동화'를 검색할 것이다. 그리고 운동화 광고 중에서 나이키 운동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하게 될 것이고 그중에서도 특정 제품인 '나이키 에어 포스 1 07 CW2288-111'가 마음에 들었을 경우 해당 제품을 가격비교를 통해 사기 위해 이 키워드로 검색 후 구매를 하게 될 것이다. Last click을 기준으로 한다면 마지막 검색어가 모든 기여를 한 것으로 수치는 찍히겠지만 '운동화'를 검색했을 때와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했을 때 노출되는 광고도 고객이 구매하는데 분명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숫자만 보게 되면 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운동화','나이키 운동화'와 같이 상대적으로 검색량이 많으며 범주가 넓고 세 단어 이하의 키워드를 숏테일 키워드(Short-tail keyword)라고 하고, '나이키 에어 포스 1 07 CW2288-111'와 같이 상대적으로 검색량이 적으며 범주가 협소하고 네 단어 이상의 키워드를 롱테일 키워드(Long-tail keyword)라고 한다.
* 단어의 숫자 기준은 다소 유동적이다


요약하자면 숫자만 보고 광고 성과를 판단하고 추후 광고 계획을 세우게 되면 두 가지 오류를 범할 수 있게 된다.


1) 이미 사려고 했던 구매자들에게 불필요하게 광고를 노출

2) 어떠한 광고가 고객의 구매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여 Last Click에 해당하는 광고에 과하게 치중된 광고 예산 배분


그래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할 때는 다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 뒤에 숨은 고객의 '이야기'이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Mika Baumeist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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