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Aug 26. 2022

생각이 바뀌어야만 행동이 바뀐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아편전쟁이 있다.


아편전쟁(Opium Wars)

중국은 18세기부터 증가한 아편의 수입량으로 인해 여러 차례 아편 금지령을 내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임칙서가 아편을 몰수하는 등 강경하게 아편 무역 금지 조치를 행했고 이에 영국 의회가 자본가들의 뜻에 따라 원정군을 파견하면서 아편 전쟁이 시작되었다. 영국의 군사력에 속수무책 당한 중국은 결국 불평등한 남경 조약을 체결하였다

- [네이버 지식백과] 중국사 다이제스트 100, 2012. 3. 23., 안정애 중 -


세계 최강국으로 자임했던 중국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지고 나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충격은 더 강한 중국으로, 새로운 중국으로 변모하는 시발점이 된다.


중국이 아편전쟁의 패배 이후 처음으로 시도했던 것은 영국과 같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자는 '양무운동'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다음으로 이러한 문물을 만들어낸 서양의 정치/교육/법 등의 제도를 배우자는 '변법자강운동'을 펼쳤으나 이 또한 성공적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서양의 사상을 받아들여 중국의 사상을 개혁하자는 '신문화운동'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중국은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즉 요약하면 '사상(생각)'이 바뀌자 원하던 '행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자기 계발 및 성공 관련 책들은 하나같이 '생각(마인드셋)'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먼저 생각이 변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행동의 변화' 그로 인한 '결과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쪽짜리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역의 관계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즉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의 반대인 "행동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는 말도 성립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벤자민 프랭클린 효과'다.


벤자민 프랭클린 효과(The Ben Franklin Effect)

사람은 평소에 싫어하던 사람일지라도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풀고 나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려고 '사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라는 식으로 이유를 붙인다. 프랭클린은 자신을 적대시했던 의원에게 책을 빌려달라고 청함으로써 상대방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게 한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 불리는 이 심리적 작용은 껄끄러운 상대로부터 호의를 이끌거나 반대로 자신의 완고한 태도를 누를 때 쓸 수 있다.

부탁 자체는 멀리 떨어져 있는 물건을 집어 달라는 가벼운 부탁이어도 괜찮다. 상대방은 모르는 새 당신에 대한 경계를 늦추게 된다. 그렇게 얻은 기회를 통해 상대방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자.

- 호리 마사타케의 <일이 편해지는 To Do List 250> 중 -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에서 볼 수 있듯이 행동을 통해 생각이 바뀌는 것은 꽤나 흔한 일이다.


단기로 주식투자를 하려고 생각한 사람이 투자를 잘못해서 보유 주식이 하락할 때 "주식은 역시 장기투자가 정석이지"라고 생각을 바꾸는 것, 유튜버 침착맨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하고 나서 "오히려 좋아"라고 말하며 정신 승리하는 것, 빙그레 이글스 어린이 회원에 가입하려다가 실수로 쌍방울 레이더스에 가입한 내가 "난 원래 쌍방울을 더 좋아했어"라고 자기기만을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다.


사진 출처: 유튜브 '침착맨'

이와 같은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는 한 번 엎지른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그에 대한 생각은 주워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합리적이기만 한 동물이라면 분명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라는 일방향적 흐름만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합리화의 동물에 더 가깝기 때문에 그 반대인 "행동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도 성립할 수밖에 없다. 기분이 좋으면 웃게 되지만, 억지로 웃어도 기분이 좋아지듯이 말이다.


생각과 행동도 이처럼 양방향이다.



<같이 읽으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kap11



Photo by Honey Yanibel Minaya Cruz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유명인의 말을 인용하는 것에 대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