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는 '원작충'이라는 흥미로운 속어가 있다. 작품의 영상화에서 원작 세계관에 대한 충실성을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애니메이션은 경우가 조금 다르지만 소설이나 만화를 실사 드라마 또는 실사 영화로 만들 때 얼마간 2차 창작적인, 즉 원작을 변경하는 부분이 생긴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스토리 결말이 바뀐다. 원작충이라 불리는 사람은 이것이 '원작과 다르다'며 불평하는 것이다.
이런 원작충의 이의 제기는 관광객이 품는 상상에 대해 관광지 주민이 갖는 위화감과 구조가 같다. 예를 들어 일본에 짧게 체류한 외국인이 '게이샤', '후지산', '아키하바라'에만 관심을 갖고 사진에 담아 돌아간다고 하자. 일본에 사는 사람이 보기에 그의 사진은 다양한 현실 중 자신이 좋아하는 이미지만을 오려 낸, 이를테면 '일본의 2차 창작'에 불과하다. 이에 일본 거주자는 '일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비웃는다.
- 아즈마 히로키의 <관광객의 철학>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