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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Dec 18. 2022

단어 하나만 바꾸면 '취업' 성공률이 높아진다


대기업에서는 어떠한 인재를 원할까?



취업 관련 모임 혹은 대화에서 수많은 대학생들에게 이 질문을 했었는데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은 적은 없다. 주로 '명문대 출신', '창의성', '박학다식', '다양한 자질' '전문성' 등이 언급 되었으나 모두 내가 기대했던 답은 아니었다. 이러한 자질이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핵심은 아니었다. 


이는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다. 삼성에서 많은 면접을 담당하면서 알게 된 어느 정도 검증된(?) 의견이다. 물론 삼성의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고, 삼성의 경험이 모든 대기업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이 점은 참고해주셨으면 한다.  


인사팀이 아닌 마케팅팀에서 일을 했던 내가 수많은 면접을 담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기적으로 고용했던 아르바이트 및 인턴사원을 뽑는 것이 내 몫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팀장님을 비롯해서 많은 선배들에게 선정기준에 대한 의견을 구했고 또한 그것을 바탕으로 선배들과 함께 면접관으로 일했다.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공채 서류전형 심사위원으로 일을 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때 선정기준에 대해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대기업, 정확히는 삼성에서 원하는 인재의 핵심 자질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바로 '협업 능력'이다. 쉽게 말해 기존의 인력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는 것이다. '1 + 1 = 2' 이상을 꿈꾸는 대기업으로서 어찌 보면 당연한 선정 기준이었다.


많은 지원자들은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 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본인의 수많은 장점을 열거하면서 '협업 능력'은 정작 빼먹는 지원자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설령 그것을 언급하더라도 한 가지 단어 때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나'라는 주어.


"프로젝트를 '제가' 잘 리딩 했습니다" "중심 아이디어는 모두 '제가' 만들었습니다" 등과 같이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모두 '나'로 끝나는 말에서 '협업 능력'을 읽어내기란 힘들었다. 본인을 '창의적'이라고 소개하는 것만큼 창의적이지 않은 자기소개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가뭄에 콩 나듯 만나게 되는 '우리'형 지원자에 많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과거의 경험은 '우리'가 같이 해낸 것이고, '타인'의 도움이 있었기에 본인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말했다. 기본적으로 잘한 것은 '우리 덕분' 그리고 못한 것은 '내 탓'의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조직을 가더라도 잘 적응하고 시너지를 낼 확률이 높은 협업형 지원자였다.


이러한 협업형 인간을 싫어하는 조직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서류전형이건 면접이건 '나'라는 단어만 '우리'로 바꿔도 취업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제목에서는 '단어 하나만 바꾸면'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단어 하나를 바꿈으로써' 생기는 변화에 있다. '나' 중심에서 '우리' 중심으로 말하다 보면 생각이 자연스레 바뀔 것이고 그러면 결국 행동이 바뀌어 본인이 한 말처럼 협업형 인간이 될 수 있다. 생각이 변하면 말과 행동이 변하듯이, 말이 바뀌면 생각과 행동이 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면접을 볼 때 '나'라는 단어와 '우리'라는 단어 중 무엇이 압도적으로 높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거기에 답이 있을 것이다.



P.S.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나'라는 주어를 아예 삭제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와 '우리'라는 주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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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Glen Carri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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