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임의 분위기를 잠시 상상해보았다.그곳은 천국일 수도 지옥일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일반적인 분위기는 아닐 거라는 것!
일단 MBTI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봤다.
1. MBTI는 '내가 보는 나'다.
MBTI는 나에 대한 질문에 내가 대답하는 그야말로 '내가 보는 나'다. '내가 보는 나'라는 게 사실 좀 애매한 말이다. '내가 보는 나'는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되고 싶은 나' 사이 그 어딘가에 애매하게 위치하기 때문이다. 즉 '객관적인 나'의 모습이라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의 MBTI는 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참고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2. MBTI는 '디지털'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연속성을 들 수 있다. 디지털은 0과 1처럼 불연속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아날로그는 0과 1 사이에 무한한 숫자가 연속적으로 존재한다. (플랑크 상수로 반론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인간의 성향은 아날로그처럼 연속적인데 MBTI는 16개로 구분되어 있으니 여기서 오류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MBTI의 첫 글자인 E와 I는 디지털의 0과 1처럼 나뉘나 인간의 성향이라는 것은 E와 I사이에 무수하게 많이 존재한다. 그러니 같은 E 혹은 I라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잘 모르는 누군가를 빠르게 파악하는데 이 MBTI의 '디지털'적 속성은 편리하긴 하다.
3. MBTI는 '가변적'이다
MBTI는 타고난 기질이 아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내가 맡은 직급이나 업무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나의 지인 중 한 명은 자신의 MBTI가 4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누군가는 수십 번을 해봐도 동일한 MBTI가 나오거나 혹은 비슷한 계열의 MBTI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그 MBTI가 설명하는 특성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때로는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길게 이야기를 했지만 그냥 한 마디로 나는 MBTI에 '흥미'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을 갖고 나와 동일한 '대담한 통솔자' ENTJ로 가득한 그곳으로 떠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