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는 없지만 '얼마 안 되는 입력의 차이로 있을 수 있는 것'과 '천지가 뒤집혀도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을 똑같이 '리얼이 아닌' 것으로 처리해 버리고 '현실이 아니니까 그것에 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리얼'이라는 것에 관해서 이해가 너무 얕아. 그런 인간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자신을 '리얼리스트'라고 뽐내고 '있을 수 있었던 세계'에 관해서 생각하는 사람을 망상적이라고 믿는 것을 보면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지.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지금 여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복수의 평행 세계적 리얼리티에 의해서 둘러싸여 있는 거잖아. 그 복수의 리얼리티를 자신의 상상력과 지력(知力)을 구사해서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사람이 진자 리얼리스트라고 나는 생각해.
- 우치다 다쓰루, <침묵하는 지성>, 서커스, 2021.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