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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30. 2022

힌두교에서 배우는 정치

양당제(Two-Party System)

힌두교는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의 삼위일체로 구성되어 있다.

(힌두교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고려했을 때 이렇게 단순화해서 설명하는 게 적절하지는 않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 이렇게 말하는점 양해바라며)

좌측: 시바/ 중간: 비슈누/ 우측: 브라흐마. 사진 출차: wikipedia


쉽게 말하자면 브라흐마(Brahma)는 '창조', 비슈누(Visnu)는 '유지', 그리고 시바(Siva)는 '파괴'를 담당하는 신이다. 언뜻 역할만 보면 시바는 천사와 악마 중 악마를 담당하는 것 같아 보이나 그렇지 않다. 파괴가 있어야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기에 이 3신은 모두 가치중립적이며 모두 존재해야만 세상은 존재할 수 있다.


초창기의 3신 구조는 시간이 흘러 비슈누가 브라흐마의 '창조'역할까지 맡으면서, 정치의 양당제처럼 바뀌었다. '창조와 유지'를 담당하는 비슈누와, '파괴'를 담당하는 시바로.


개인적으로 '종교'와 '정치'이야기는 매우 신뢰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는 편이다. 이는 두 주제가 대화를 통해 설득하고 타협할 수 있는 영역이라기보다는 믿음에 가까운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언젠가 두 영역에 대해서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글을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 글은 나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글은 아니다.(내가 틀릴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염두하는 편이고 정치를 거시적으로 판단하는 편이라 남들에게 밝힐만한 정치적 신념도 없다) 다만 현재 극단적으로 분열된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한 작은 우려 혹은 의견 정도를 쓰고자 한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거대 양당은 제대로 된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단 '보수'와 '진보'라고 가정했을 때 나는 양당구조는 결국 힌두교의 '비슈누'와 '시바'처럼 공존해야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비슈누처럼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는 '보수'가 있어야 하고, 때로는 파괴적 혁신을 위해 시바 같은 '진보'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힌두교에서비슈누와 시바를 궁극적으로 하나로 본다. 나는 이처럼 '보수'와 '진보'도 결국 하나라고 본다. 둘 다 더 나은 국가를 꿈꾸는 하나의 단체. 혹은 그렇게 믿고 싶다.


불교에는 '월인천강(月印千江)'이라는 말이 있다. 달은 하늘에 하나만 떠있지만 지상에 있는 모든 강에 그 달의 모습이 비치어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달의 이미지가 세상에는 존재하지만 결국 그 모든 이미지가 하늘의 동일한 한 개의 달을 나타내듯, 정치와 종교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갈등이 더 나은 하나를 이루기 위한 건설적인 갈등이 되길 바란다. 비슈누와 시바처럼.


그런 의미에서라도 투표는 꼭 합시다!


Photo by Marco Orioles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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