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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24. 2023

이승희 작가가 던지는 메타 메시지


우리나라 마케팅 업계(브랜딩, PR 등 포함)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참 많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을 꼽자면 단연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 CD(Creative Director: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마케팅과 브랜딩의 기본기에 대한 훌륭한 책을 쓰고 있는 홍성태 교수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마케터의 일>을 쓴 장인성 상무, <기획자의 습관>의 최장순 대표도 업계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마케터가 마케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이렇게나 많은 마케터가 (내가 보기에는) 글을 잘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메시지를 응축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마케팅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케터는 기본적으로 시공간의 제약 속에서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6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핵심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유튜브 범퍼애드나 공백포함 30글자 내외의 글자수 제한이 있는 카카오 비즈보드와 같은 광고는 눈에 보이는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마케팅의 모든 영역에서 고객의 머릿속에 더 나아가 마음 안에 닿을 수 있는 메시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마케터다.


늘 이러한 시공간의 제약 속에서 고객에게 닿을 수 있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독자에게 메시지를 간단명료하게 던지는 책도 잘 쓰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나 긴 글보다 짧은 글이 더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요즘 트렌드에 마케터는 작가로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글 잘 쓰는 수많은 마케터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숭'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이승희 작가(이하 '숭')다.


숭은 마케팅 모임에서 유난히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다. 글을 가장 잘 쓰는 작가라서도, 가장 뛰어난 마케터여서도 아니다. 사회 초년생 마케터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어서 그렇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신도 나처럼 할 수 있어요"라는 메타 메시지를 가장 강력하게 던지는 인물이라서 그렇다.


우치다 다쓰루의 표현을 빌리자면 '메타 메시지'는 '메시지의 해석 방식을 지시하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자면 "식사하셨어요?"라는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나의 안부를 묻고 있구나"라는 메타 메시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유명한 마케터는 명문대 출신에 이름 있는 기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그들이 쓴 책을 보면 지식의 넓이와 깊이가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책의 내용은 너무나도 훌륭하지만 다 읽고 나면 작가와 독자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 사람은 넘사벽이구나"라는 메타 메시지를 전달받기 때문이다. 즉 내용의 훌륭함이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를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이다.


숭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마케팅과는 1도 관련 없어 보이는 지방대학의 치기공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아닌 치과였다. 그녀의 책은 간단명료하고 직관적이다. 심지어 텍스트의 양도 적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따라 할 수 있는 글쓰기에 가깝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숭처럼 글을 써봐야지"라는 마음이 절로 든다. 그래서 숭을 언급했던 대부분의 사람은 그녀 덕분에 본인도 기록을 하고 글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을 보면 영국의 정치인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영국의 한 여성이 당대 최고의 정치인이었던 윌리엄 글래드스턴 그리고 벤저민 디즈레일리와 1주일의 간격을 두고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들과의 저녁식사가 어땠는지 사람들이 묻자 다음과 같이 답을 했다.


"글래드스턴과 식사를 하고 나서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느꼈고, 디즈레일리와 식사를 하고 나서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대다수의 마케터가 글래드스턴을 추구할 때, 디즈레일리를 추구하는 거의 유일한 마케터가 숭일지도 모르겠다. 메시지보다 더욱 강력한 메타 메시지로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그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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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 출처: http://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5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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