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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l 18. 2023

누가 스레드를 쓰고 있는가?


이 글은 스레드를 약 3주간 이용하면서 느낀 지극히도 성급한 나의 생각이다. 그러니 아주 가볍게 읽어주었으면 한다. (스레드가 무엇인지는 아래 글 참고)


https://brunch.co.kr/@kap/937



현재 스레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총성 없는 전쟁'이다. 시대로 비유하자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다. 춘추전국시대는 M세대와 Z세대를 한대 묶어 부르는 MZ처럼 너무나도 포괄적이지만 '혼돈의 시대'를 의미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기에 이렇게 부르고자 한다.


춘추전국시대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1인자가 힘을 잃자 수많은 2인자들이 절대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던 혼돈의 시대다. 권력자만큼이나 많았던 게 사상가였다. 공자로 대표되는 '유가'를 비롯하여 도가, 법가, 묵가 등 '제자백가'로 일컬어지는 수많은 사상가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였다. 비유하자면 심사위원 마음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픽미픽미 픽미업'을 외쳤던 가수 지망생처럼 제후들에게 자신의 사상을 어필했던 사람들이었다.  


스레드에서도 제자백가처럼 다양한 매체의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절대 권력을 얻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즉 새로운 공간의 권력을 탐하는 예비 권력자이자 사상가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텍스트가 '빵' '펑' '퓨우'하고 울려대는 전쟁터가 현재의 스레드다.


하나의 플랫폼만을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겠지만, 명확한 구분을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별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 트위터 유저


트위터 유저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내가 이미 경험해 봐서 아는데"다. 스레드가 트위터를 참고 삼아 만든 플랫폼(혹은 me-too 플랫폼)이다 보니 트위터를 오래 이용한 유저들은 자연스레 선배 노릇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선배는 상당히 냉소적이다. 스레드가 트위터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것 같다.


트위터의 매운맛에 비하면 스레드는 애들 장난이라든지, 유머가 너무 부장님 유머라든지, 혹은 글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든지와 같이 말이다.


그리고 트위터의 역사를 기반으로 스레드의 미래 예측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요새 많이 돌고 있는 스레드 예측 글은 상당수가 트위터 유저의 글이다.


2. 인스타그램 유저


숫자로는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유저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가 연동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스탠스는 "필터 없는 내 모습을 보여줄게"다.


인스타그램은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예쁘고 잘생기고, 멋지고 돈 많고, 똑똑하고 감성 돋는 사람들의 행복의 동산이다. 마치 90년대 아이돌 뮤직비디오처럼 뽀샤시한 필터를 장착한 세계다. 


이들은 스레드에서만큼은 인스타그램과 달리 필터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공언한다. 하지만 실상은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망가진 모습을 연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필터가 없기보다는 다른 필터를 갈아끼운 모습이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감성글'을 올리는 유저들은 스레드에서도 적극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이미지' 중심인 인스타그램에 비해 스레드는 조금 더 '텍스트' 중심의 플랫폼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는 인스타그램보다 더 적합한 공간이지 않나 싶다.


3. 페이스북 유저


페이스북 유저는 숫자는 적지만 가장 눈에 띈다. 이들의 구호는 "모여라"이다. 페이스북 전성기 시절에는 '맛집' '유머'와 같은 주제로 빠르게 팔로워를 늘리고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을 스레드에서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것 같다. 팔로워를 늘리고 싶은 사람들끼리 서로 팔로워를 해주는 일명 '쓰팔(스레드 팔로우) 열차'를 운영하기도 하고, 유머 글을 통해 게시글의 노출도를 높이고 있다. 가장 사업적으로 스레드를 바라보고 이용하는 것 같다.


4. 유튜버


유명 유튜버는 팬덤이 강력하다 보니 마치 연예인처럼 소소하게 스레드를 활용하는 것 같다. 이들은 마치 "내 일상이 궁금해?"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플랫폼 유저들에 비해 힘을 상당히 빼고 가볍게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강력한 펀치를 던지기 전 확인용으로 던지는 가벼운 잽인지는 모르겠다. 그들은 사람 모으는 데는 도사이지 않던가?


5. 브런치스토리 유저


나는 스레드를 브런치스토리 유저의 입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즉 "나의 짧은 글이 괜찮았다면 긴 글도 봐줘!"의 스탠스다. 500자의 글자수는 브런치스토리 유저에게는 너무나도 짧은 글자수다. 그러다 보니 요약글을 올리고 링크를 달거나, 혹은 본인의 글에 댓글을 달아가며 글자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 같다.


다른 플랫폼과는 다르게 선택된 자(?)만이 브런치스토리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기에, 본인이 브런치스토리 작가임을 프로필에 적어놓은 경우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스레드를 SNS라기보다는 구독 플랫폼처럼 활용하는 것 같다. 즉 묵묵하게 자기 글만 써 내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글이 좋게 보면 깊이 있고 나쁘게 보면 다소 난해하고 지루하다. 글쓰기 플랫폼 출신들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재미 위주로 가볍게 쓰다 보니 평소의 내 글과는 다르게 '까는 듯'한 느낌도 드는 것 같다. 기분 나쁜 분들이 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 바란다.


어쨌거나 3주가 지난 시점에도 스레드의 가능성은 여전히 크게 느껴진다.


스레드가 궁금하거나 스레드를 하고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 참고 바라며.


https://www.threads.net/@kap_writing


Photo: about.f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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