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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ug 02. 2023

별은 멀리서 봐야 빛난다


어느 모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자리에서 "별은 멀리서 봐야 빛난다"라는 말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다. 꽤나 유명한 말인데 들을 때마다 새다. 그날다음과 같은 의미로 머릿속에서 반짝였다.


별은 가까이서 보면 그냥 돌이다.



커리어의 영향으로 별처럼 빛나는 유명한 사람들을 꽤나 많이 만나보았다. 뉴스에도 자주 나오는 경영자, 하버드대학교 같은 세계 초일류 명문대를 나온 인플루언서, 전 국민이 아는 연예인 등등. 그들을 만나고 느낀 점은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적으로 느낀 점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그들도 사람'이라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다. 그들도 사람이라는 것. 하지만 유명인을 우리와는 다른, 넘을 수 없는 사차원 벽 너머에 있는 누군가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존재이니까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이 모든 게 미디어가 만든 환상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들은 단지 미디어가 비추는 빛을 반사하는 돌인 것이다. 그래서 멀리서 보았을 때 반짝이는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와 그들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원천봉쇄한다. 자신은 빛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보이는 유명인을 맹목적으로 따른다. 때로는 그들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한다. 유명인에 자신을 투영하여 그들의 행복과 성공만을 비는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당신도 빛나는 별인데 말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주위에 배울 사람이 많은데도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눈을 떴지만 눈을 감은 것과 진배없이 살아간다. 수많은 별 속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빛나는 별만을 추종한다. 독서모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유명작가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참여자의 말은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유명세와 진리는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위에서 말한 두 부류의 사람은 과거의 나다. 나는 좋아하는 유명인처럼 될 수 없다고 믿어왔고, 반짝반짝 빛나는 주위 사람의 가치를 보지도 못했었다. 그래서 그 시절의 나에 대한 안타까움이 너무나도 크다.


만약에 나와 비슷하게 멀리서 빛나는 별만을 바라보고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자. 그리고 나 자신을 바라보자. 별은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에 따라서 말이다.


P.S. 이 글에서 '별'은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나는 '항성'이 아닌 지구, 달과 같이 스스로 빛나지 않는 '행성'과 '위성'을 의미합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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