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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에 떨어져서 책을 썼다

by 캡선생


작년 초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연말에 처음으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를 했다. '초보 브런치 작가인 내가 설마 되겠어?'라는 마음 반, '그래도 혹시 몰라'라는 마음 반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당선작 발표 1주일을 앞두고 흉흉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1주일 전이면 이미 당선자에게 연락이 갔을 것이고, 지금까지 연락을 받지 못한 사람은 다 떨어진 것이라는 글이었다.


이때부터 브런치에는 연락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누군가의 글은 '푸념'에 가까웠고, 누군가의 글은 '증오'에 가까웠다. 앞으로 브런치에는 글을 쓰지 않겠다는 탈퇴(?)성 글도 올라왔고, 본인의 글이 그렇게 매력이 없냐는 자조적인 글도 올라왔다.


나는 일말의 기대를 부여잡고 당선일까지 묵묵하게 매일 글을 써나갔다. 그리고 당선작 발표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캡선생'이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감정의 태도를 정해야 했다. 푸념할지, 증오할지, 자학할지, 태연할지. 나는 수많은 감정 중 '독기'를 택했다. 정확히는 독기를 통해 다음과 같은 다짐을 했다.


당신들이 내 책을 출간하지 않는다면, 내가 스스로 출간하겠습니다.



그렇게 <일단 작가 되기>라는 책을 쓰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출판사의 간택만을 바라는, 심사위원 앞에서 '픽미 픽미 픽미업'을 간절하게 외치는 모든 작가지망생을 위해. '스스로' '당당하게' 책을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221871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같이 알 수도 없고 경험도 하지 않은 내용은 일절 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나 같은 글쓰기 초보가 '출판사 도움 없이', '돈 없이' 책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지를 적었다. 2022년 초에 <비행독서>라는 책을 만들면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얻은 생각을 적어 내려갔다.


이뿐만 아니라 브런치북에 '똑'떨어지고 나서 '빡'하고 생긴 독기로 예전보다 더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결과 6권의 브런치북을 추가로 발행하게 되었고 한 권의 경우 현재 출판사와 출간 협의 중에 있다. 이밖에도 기고 및 강연 요청도 작년보다 많이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브런치북에서 떨어진 덕분(?)이었다.


그래서 올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지 않을 거냐? 그것은 아니다. 올해도 응모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최대한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당선이 된다면 그로 인한 지원과 기쁨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글을 쓸 것이고, 탈락한다면 또 한 번의 독기로 더 치열하게 글을 쓸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 글을 읽어주는 최초의 독자이자, 가장 소중한 독자는 '나'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힘을 내서 써봅시다. 결과에 상관없이!



<'출판사 도움 없이', '돈 없이' 책을 내고 싶다면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22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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