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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오늘 아침에 글을 쓴 사람이다

by 캡선생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의 말대로라면 나는 작가다. 오늘 아침도 이렇게 글을 썼으니 말이다. (포스팅이 다소 늦긴 했지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지 않을 때도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스레드에는 하루에도 여러 편의 짧은 글을, 내년 1월 출간 예정인 책을 위해서는 긴 글을 매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아무런 부끄럼 없이 작가라고 불러도 될까? 다른 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스스로를 필자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부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롤랑 바르트는 글쓰기 행위와 관련하여 사람을 네 가지 유형으로로 분류했다. 글을 쓰지 않으면서 사는 일반적이고 일상적이며 개별적인 사람인 인간(Persona).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평하고, 교과서 등에서 어떤 파, 어떤 종류로 분류해 두는 문인(Scriptor). 자기가 쓰는 것에 대해 보증한다고 느끼는 사람으로서의 집필자(Auctor). 마지막으로 일상적으로 글쓰기를 구현해 가는 필자(Scribens). 이 중에서 나는 필자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매일 글쓰기를 실천한다는 측면에서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고 있다. 글을 쓰면서도 그리고 다 쓰고 나서도 셀프 우쭈쭈를 수시로 해주는 것이다. 물론 글 쓰는 게 뭐 그리 대단하겠냐마는, 어제보다 나은 나를 보는 즐거움이 확실히 있다. 타인과 비교해서 낫다는 생각으로 발생하는 효능감을 자신감이라 하고, 어제의 나와 비교해서 얻는 효능감을 자존감이라고 한다고 누가 그러던데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글쓰기는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러한 일상적 글쓰기, 꾸준한 글쓰기를 더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 언제부턴가 생겼다. 내 이야기를 듣고 책을 출간한 분도 있었고, 출간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일 소소하게 글을 쓰는 분들도 하나둘 생겼다. 세상만사 그러하겠지만 모두가 좋게 본 것은 아니다. 본인을 작가로 칭하는 사람이 "요새는 개나 소나 글을 쓴다", "글을 쉽게 쓰는 것은 글을 얕보는 것이다"라고 험담을 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뭐 어쩌겠는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름을. 그리고 실명을 거론하고 공공장소에서 언급하지 않는 한 명예훼손이 아님을 말이다. 쿨하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위축되지는 않았다.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상대가 듣기 싫을 정도까지의 강요가 아니라면 글쓰기의 즐거움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고자 한다. 브런치스토리에 주기적으로 글쓰기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만약 글쓰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그냥 써보자. 브런치 작가신청에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도전해 보자. 우리에게 한정된 것은 '시도 횟수'가 아니다. 단지 '시간'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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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Unsee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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