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의 의미

by 카폐인

세 시간.


일상 속 세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

그 시간은 영화의 러닝타임이기도 하고, 한 경기의 시간이기도 하다.


또 누군가에겐 쇼핑의 시간, 공부의 시간, 독서의 시간, 혹은 나처럼 글을 쓰는 시간일 수도 있다.

이처럼 세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쳐 지나가는 저가형 프랜차이즈카페들. 그렇다면, 카페에서의 ‘세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S.O.S.


황금 시간대를 버텨줄 값싼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럼 그중에서도 ‘미들 타임’은?


치고 빠지기.


그렇다. 하루의 한가운데에 있는 미들은 오픈이나 마감처럼 매장의 처음과 끝을 책임질 필요는 없다.

정해진 시간 동안 음료를 만들고, 손님을 맞이하고, 설거지하고, 부족한 재고를 채우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베이스를 만든다. 그리고 근무 시간이 다 되면 퇴근한다. 그게 미들의 역할이다.


애석하게도, 많은 사장과 매니저, 그리고 선배 직원들은 그 ‘세 시간짜리’ 알바에게 세 시간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


일 잘하고, 사람 좋고, 눈치도 빠른 사람.

게다가 동료와 원만하게 지내길 바라기까지 한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피로는 퇴근 후, 집까지 망령처럼 따라붙는다.


나는 매번 스스로에게 되새긴다.

타인의 감정은 내 것이 아니다.

그건 내가 바꿀 수도, 달랠 수도 없는 것이다.

그게 오랜 세월 끝에 터득한 인간관계의 요령이다.

내 영역이 아닌 것은 그냥 내버려 둔다.

내 기분과 감정을 더 소중히 여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는

내가 지난 십여 년간 일해온, 카페 노동의 총망라다.

익숙해졌다고 믿었던 일상 속에서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인간관계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발견한 ‘세 시간의 의미’를 천천히 풀어놓으려 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