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폐인 도슨트: 아니 에르노 <사건>

by 카폐인


안녕하세요, 카폐인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제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작품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아니 에르노 『사건』입니다.



이 책은 1960년대 작가 본인이 직접 겪은 불법 낙태시절의 경험을 담은 기록인데요.


원치 않는 임신 앞에서 한 개인이 자기 삶을 어떻게 지켜내는가를 담담하지만 매우 솔직하게 보여주는데요. 이 이야기의 인상 깊은 점은 낙태를 ‘불행의 시작’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많은 매체에서 낙태를 다룰 때 흔히 여성은 죄책감과 불행의 수렁에 빠지는 존재로 그립니다.

그러나 작가는 주인공이 결단을 내리고, 몰래 그 과정을 해내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일을 끝낸 후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글을 쓰고, 학교 생활을 해나가는 모습을 차갑고도 명료하게 그려냅니다.


오로지 자신의 인생을 위해 불안과 낙인을 감수하면서 말이죠.


이 작품은 영화 ‘레벤느망’으로도 만들어져 202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2022년 한국에서도 개봉했습니다. 영화는 원작을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체험으로 확장하는데요. 책 못지않게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책과 영화는 서로 다른 매체의 언어로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낙태는 더 이상 은폐되거나 비극으로만 소비될 수 없는 ‘한 사람의 인생을 위한 선택’이라는 걸 말이죠.


"직접 겪지 않은 허구는 쓰지 않는다"는 작가 아니 에르노. 그는 작품을 통해 결국 한 개인의 경험을 넘어, 이름 붙이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인생을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https://youtu.be/fwWZnuyV7pI?si=KyE9T2k_yYQoVE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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