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안에 매출 8배 증가 예상에 월스트리트는 입이 떡 벌어지다
오라클(Oracle)이 테크 역사상 가장 대담한 전망을 쏟아냈다. 데이터베이스 공룡이 자사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올해 180억 달러(약 25.2조 원)에서 2030년까지 1,440억 달러(약 201.6조 원)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엔비디아(Nvidia)가 2021년 67억 달러(약 9.4조 원)에서 현재 1,840억 달러(약 257.6조 원)로 성장한 궤적과 비슷하다.
월스트리트는 턱이 떨어질 지경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전망을 "완전히 경악스럽다"라고 평가했고, 오라클 주가는 42% 급등하며 1992년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회사의 잔여 이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 RPO)는 359% 폭증한 4,550억 달러(약 637조 원)를 기록했다. 이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는 증거다.
AI 골드러시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 오라클은 엔비디아로부터 대규모 GPU 할당을 확보했고, 컴퓨팅 파워에 목마른 오픈AI(OpenAI)와 다른 AI 거물들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CEO 사프라 카츠(Safra Catz)는 회사가 지난 분기에 단 세 고객과 4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의 계약 4건을 체결했으며, 더 많은 메가 딜이 파이프라인에 있다고 밝혔다.
만약 오라클이 이를 해낸다면,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가 10년 넘게 걸린 일을 5년 만에 달성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건 엄청나게 큰 "만약"이다.
오라클의 야망이 얼마나 대담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2023년부터 급격히 치솟아 2026년 1,840억 달러로 정점을 찍는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은 2028년부터 비슷한 급등세를 그리며 2030년 1,44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을 장악했듯이, 오라클은 AI 인프라의 백본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다. 문제는 이미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라는 거대 경쟁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라클의 전망이 실현되려면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오라클은 이미 오픈AI, 일론 머스크의 xAI 등과 장기 계약을 확보했고, GPU 공급망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오라클이 과거에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뒤처졌던 역사를 지적한다. AWS가 2006년 시장을 개척했을 때 오라클은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비웃었고, 이제 20년 가까이 뒤처진 채로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시장 점유율도 문제다.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오라클의 시장점유율은 3% 미만이다. 2030년까지 1,440억 달러를 달성하려면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시장점유율을 대폭 빼앗아야 한다.
오라클의 베팅은 명확하다. AI 시대에는 단순히 클라우드 컴퓨팅이 아니라 특화된 AI 인프라가 필요하고, 자신들이 그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라클은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무기로 내세우며, AWS나 애저 고객들도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와 AI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도 핵심 무기다. GPU 부족 시대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것은 분명한 경쟁 우위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모든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칩을 공급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차별화가 부족하다.
결국 오라클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AI 기업들이 반드시 써야 하는 독보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을 독점하듯, 오라클이 AI 인프라 시장에서 비슷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까? 향후 2-3년이 결정적일 것이다.
한줄평
데이터베이스 공룡 오라클이 엔비디아 코스프레 하겠다는데, 문제는 이미 클라우드 전쟁에서 20년 늦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