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고? 닷컴 버블때도 그렇게 말헀다
닷컴 버블의 교훈은 명확하다. 2000년 나스닥이 정점을 찍을 때까지 주류 언론의 '버블' 언급은 미미했다. 연간 약 5,500건 수준. 정작 경고가 필요했던 그 시점에 말이다. 하지만 시장이 무너진 2001년, 그 단어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연간 1만 건을 넘어섰다. 집단적 통찰은 항상 사후에만 작동한다. 손실이 확정된 후에야 우리는 '그때가 버블이었다'고 인정한다.
2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버블 안에 있을지 모른다. 이번 주인공은 인공지능(AI)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5조 달러, 약 7,000조원을 넘어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조 달러, 약 5,600조원에 달한다. 칩메이커들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990년대 광섬유 광풍을 재현하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이번엔 실제 수익이 있다는 것. 알파벳의 최근 실적은 황금기 석유 기업에 필적하는 이익률을 보여줬다.
모든 붐은 진짜 혁신에서 시작하고, 모든 버블은 손실로 쓰인 교훈으로 끝난다. 그 사이의 경계는 얇고, 지나고 나서야 보인다. 시장은 수익만이 아니라 이야기에 대한 믿음으로 올라간다. 칩이 계속 팔릴 것이라는 믿음, AI 모델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 규제가 제때 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을 우리는 '조정'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집단적 상상력의 변화일 뿐이다.
역사는 명확하다. 모든 세대는 자신들이 버블을 미리 알아챌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진짜 혁신과 투기적 광기의 경계는 항상 사후에만 보인다. 닷컴 버블 때도 그랬고, 아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한줄평
버블을 경고하는 기사가 쏟아질 때쯤이면, 당신 주식 계좌는 이미 반토막 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