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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스티아 Jan 07. 2024

AR지수 2점대를 넘어보자!

아이에게 영어정체기가 온다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교육이 한글 떼기이고 그 다음이 영어공부일 것이다. 우리 집에서도 첫째가 3학년 시작할 때부터 두 아이 모두 미국인 원어민선생님과 영어과외를 시작했다.


미국인선생님과 주 2회 1시간씩 공부했고 선생님은 친절하고 또 친절했다. 우리 아이들은 친절한 선생님을 좋아해서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는데 만족했다. 원어민선생님과 대화하고 독해공부도 하고 모든 게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원어민선생님과 수업한 지 2년 반 정도 되었을 때 다른 영어학원을 찾아보았다. 원어민선생님과의 수업은 많이 느슨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영어학원을 상담하면 레벨테스트를 꼭 해야만 한다. 첫째 아이는 성취욕이 있는 편이라 그동안 숙제도 열심히 하고 수업도 잘 들었는지 AR점수가 높게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둘째 아이였다. 평소 공부하기 싫어하고 꾀도 부리고 딴생각을 잘하기는 했는데 3학년에 2년 반 과외를 했는데 AR지수 2점 초반이 나왔다. 말 그대로 처참한 결과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어영부영 6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원어민선생님과 수업을 중단했다. 또 2개월을 집에서 놀고 있는데 1년 전에 대기 걸었던 교포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영어도서관에서 연락이 왔다. 마침 쉬고 있던 우리 아이에게 이건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한다.


이 영어도서관은 혼자 책을 읽고 단어 체크하고 줄거리를  기억해서 글을 쓴 후 선생님이 쓴 글을 체크하고 틀린 문장을 고치도록 한다. 정해진 문제집을 푸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영작하는 수업이라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숙제가 없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은 영어학원을 추가로 다닌다고 한다. 영어도서관은 기존 영어과외 학원비의 반밖에 안되는 금액이였기에 추가로 학원을 다니는 것도 검토해보았다. 하지만 그건 우리 아이들이 거부하였기 때문에 영어도서관만 다니게 되었고 둘째 아이가 4학년이 되었다.

그러던 중 동네에 미국인원어민선생님이 영어학원을 만들었는데 국제학교처럼 영어만 쓰는 곳이 생겼다는 소문에 학원을 방문했고 우리 아이는 두 번째 레벨테스트를 보았다. 결과는 AR 2점 중후반이었다. 또 실망...실망스러운 결과이다. 영어도서관은 다닌 지 얼마안되었기 때문에 그동안 공부량이 부족한게 문제인 것 같았다. 이제 4학년도 반이나 지났는데 이렇게 지내면 안 될 것 같았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영어도서관이 숙제가 없는 대신 아빠와 영어단어 외우기를 주 2~3회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와 기본문법 공부를 문제집으로 해보았다. 그리고 영어도서관 선생님의 조언으로 한국책 읽기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혼자서는 학습만화만 읽기 때문에 자기 전에 엄마가 읽어주기로 한다. 아이는 매시간 불만을 얘기하며 하기 싫어했다. 이유는 이렇게 해도 달라질 것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이었다. 중간중간 못하기도 했지만 꿋꿋하게 정해진 루틴을 따라서 진행한 지 3개월이 지났다. 몇 개월 만에 달라질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길게 보고 해 보기로 했다. 마의 AR2점대를 넘어보자!


내 생일날 주말 아침 영어도서관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항상 둘째 아이의 영어공부를 걱정하시던 선생님이었다. 이번엔 무슨 얘기를 하실까?
선생님 왈 "어머니, 우리 아이가 최근에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처음 영어도서관을 다닐 때는 이아이가 실력이 늘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는데 요즘엔 처음 했던 우려가 무색하게도 부쩍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책을 읽어주시나요?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정말 최고의 생일선물이었다. 어떤 값진 선물보다도 나에게 감동적인 전화였다. 아이는 이렇게 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했지만 꿋꿋하게 집에서 공부한 보람이 있었다. 아이에게 얘기해 주었다.


엄마에게 오늘 최고의 선물을 주어서 고마워. 너의 노력으로 엄마는 오늘 너무 행복한 생일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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