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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주세요!

한국에서 출산율이 높아지기를 바라며...

by 헤스티아

나는 자녀를 두 명 키우고 있다. 아이를 좋아하기도 했고 내 자녀가 두 명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두 아이를 키운지 13년쯤 되었는데 힘든 점이 참 많다. 임신했을 때는 건강하게 출산하는 것이 걱정이고 태어나서는 두 아이를 같이 키우는데 체력소모가 너무 크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이제 좀 크니까 교육비가 내 발목을 잡는다. 아마 아이가 커서 독립할 때까지는 돈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지 아닐까 생각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 어땠을까? 혼자 산다면 크게 돈이 들 필요도 없고 혼자 자유롭게 언제 어디든 갈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할까? 다시 태어난다면 또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이 과정을 반복하고 싶을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오로지 나를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결혼을 해서 없던 시댁이 생기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복잡하고 바쁘고 나를 내려놓아야 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세계 꼴찌라며 큰 문제로 이슈가 되면서 요즘 임신하고 출산하면 국가에서 지원금을 꽤 주고있다. 그런데 이런 돈을 지급하는 것은 당장 임신비용, 양육비용을 쓰는데 가정에 보탬이 되겠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으로 주면 어려운 사람들은 다른 생활비로 쓸 것이며 여유로운 사람들은 아이들 계좌를 만들어서 저축을 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임신하고 출산하면서 또한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점을 되돌아보면서 어떤 점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는가 생각해보았다. 우선 주변 임신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임비용이 너무 부담된다고 했다. 난임비용을 지원해주기는 하지만 몇 번이 되더라도 100% 다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비용부담을 느끼지 않고 임신할 수 있도록 말이다. 무료라고해서 그 어려운 시험관과정을 일부러 여러번 할 사람은 없다. 그만큼 시험관 시술하는 과정이 힘들기 때문에 정말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만 하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번째로 워킹맘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이 원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갈 수 있도록 공급을 더 늘렸으면 좋겠다. 아직도 어린이집 대기를 하고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특히 워킹맘이 아니거나 아이가 하나밖에 없다면 순위는 점점 더 밀려내려가서 어린이집 보내기가 더 어렵다.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 수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서 한 반에 바글바글 많은 인원을 넣는 것이 아니라 적은 인원을 케어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선생님도 아이들을 더 잘 돌볼 수 있게 되고 부모도 어린 아이를 기관에 보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어린이집이 밤 늦게까지 케어하는 서비스를 하도록 했으면 한다. 언제든 필요할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말이다. 또한 주말반을 따로 만들어서 주말에도 언제든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좋을 것이다. 사실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점은 아이를 24시간 케어하는 독박육아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낮, 밤, 주말까지 대신 케어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고 둘째도 셋째도 낳아서 키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최근에 남성육아휴직 기간을 늘리고 육아휴직급여를 더 지급하겠다고 정부정책이 발표되었는데 그렇다고 육아휴직을 쉽게 쓸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육아휴직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아이를 언제든 마음편하게 맡기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워킹맘으로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아이가 아플 때, 학교에 학부모가 가야할 일이 있을 때 잦은 결근을 하기가 어려워서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린이집에서 보다 많은 시간 보육해주고 집에서 아이돌보미를 비용부담없이 필요할 때 언제나 쓸 수 있도록 전문적인 아이돌보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훨씬 나은 정책이라고 본다. 부모들이 자기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출산 후 육아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나 또한 둘째 아이를 낳고 꽤 오랫동안 우울증이 찾아왔다. 말도 안통하는 두 아이를 오롯이 나 혼자 24시간 케어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다. 아프기라도 하면 잠도 잘 수 없으니 정말 사는게 고통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집에서 애만 보는게 뭐가 힘드냐고 얘기한다면, 사실 아직도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힘든 과정을 참으며 혼자 육아로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육아가 덜 힘들다면 아이도 더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걸 왜 모를까?


요즘 남자들이 결혼을 안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결혼 후 가장으로서 갖게되는 무게감때문이다. 이것도 남자라면 당연히 결혼해서 가족들 먹여살리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남자들은 가장이 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세상에 당연히 희생해야 되는 건 없다. 책임감때문에 평생 희생하라고 한다면 한번 뿐인 인생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가장의 무게는 결혼 후 부부가 함께 일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출산 후 워킹맘이 갖게 되는 큰 부담인 육아는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함께 아이의 육아를 도와줘야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돌봄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요즘 퇴직 후 할 일을 잃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손주를 돌보는 마음으로 아이돌보미라는 직업을 주고 그에 맞는 월급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 인구 중 정년퇴직한 분들이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만 60세 지나서 정년퇴직한 후 100세시대까지 40년은 특별한 벌이 없이 국민연금, 기초연금으로 살고 있는데 이 분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갖게 해주어서 퇴직 후 갖게되는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육아에 힘들어하는 가임기 여성들에게는 마음 편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출산으로 인한 부담을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한사람에게 미루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책임감을 고루 나눌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엄마, 아빠, 사회, 조부모님 등이 서로 책임을 나누어서 각자 맡은 부분을 해주어서 젊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결혼하고 걱정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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