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융통성이 있나요?

by Karajan

"지원자께서는 본인이 융통성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나로서는 대단히 생소했던 경험이었지만 면접자가 아닌, 면접관으로서 한 지원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을 지키되, 일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수고스럽더라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일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면서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다. '왜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은 매우 상대적이다. 밥 먹듯 루틴을 깨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보다 나은 업무 환경을 이뤄낼 수 있다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나는 지원자의 말에 속으로 무척이나 감탄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으니 제법 티를 내긴 했다. 그것은 내가 진정 원하는 답이기도 했지만 면접자가 진심으로 하는 말이란 것이 분명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음 달 개원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과정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었다. 도대체 내가 뭐라고 그 좋은 선생님들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던 건 많이 아쉽고 미안한 일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돈의 중량과 관계없이 내겐 큰 행운일 테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예측해 봐야 내 뜻대로 흘러가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모든 것을 맡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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