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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jan Jul 27. 2024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ㅣ폐막 공연 (7.27)

#공연리뷰


[폐막 공연]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ㅣJVF Chamber Orchestra


7.27(토) / 16:00

치명자산 성지 평화의 전당


Violin/ 김현미, 김덕우, 노윤정

Viola/ 최은식, 서수민

Cello/ 김민지


지휘/ 강창우

악장/ 이석중

연주/ JVF Chamber Orchestra


[프로그램]


A. VivaldiㅣL 'Estro armonia Op.3 No.1


W. A. MozartㅣSinfonia Concertante K.364


B. BartokㅣRomanian Folk Dance for Strings


E. ElgarㅣIntroduction & Allegro for Quartet, Strings


P. I. Tchaikovskyㅣ"Souvenir de Florence" Op.70


<Encore>


유재하ㅣ사랑하기 때문에


A. 피아졸라ㅣ리베르 탱고


#김현미 #김덕우 #노윤정 #최은식 #서수민 #김민지

#이석중 #강창우 #JVFChamberOrchestra

#Vivaldi #Mozart #Bartok #Elgar #Tchaikovsky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


A. VivaldiㅣL 'Estro armonia Op.3 No.1

<비발디 조화의 영감 작품 3-1>


악장을 포함해 각 악기 파트 수석들의 숨 막히게 이어진 솔로 연주를 지켜보는 묘미가 큰 연주였다. 이 작품을 실연을 통해 만나기가 의외로 쉽지 않은데 각 악기 별로 감각적인 움직임을 쫓아가는 재미는 실연이 아니면 만끽하기 불가능하다. 이토록 시각적인 즐거움이 함께 하는 바로크 음악의 오묘함은 비바체 실내악 축제의 성격을 가장 확고하게 드러내는 요소이기도 할 것이다.


W. A. MozartㅣSinfonia Concertante K.364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바이올린 김현미, 비올라 최은식의 협연으로 연주된 이 작품은 어제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를 뜨겁고 필사적으로 연주했던 두 연주자였기에 오늘 협연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보는 내내 전혀 개의치 않을 수 있었던 건, 어제의 브람스는 진정한 최고의 열연이었기 때문이다. 어제 공연을 똑똑히 지켜봤기에 오늘 그들의 필연적인 컨디션 저하를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깊은 내공은 무시할 수 없었다. 디테일이 뭔가 아쉬웠고 오케스트라와 이루는 앙상블 또한 밀착되지 않은 느낌이 있었지만 사실 이 작품은 그 어떤 음원이나 실연을 들어봐도 만족스러운 연주를 찾기 어렵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테다. 모차르트를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은 모든 연주자에게 적잖은 부담임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들려줘 참으로 감사한 순간이기도 했다.


B. BartokㅣRomanian Folk Dance for Strings

<버르토크 현을 위한 루마니아 민속 춤곡>


장일범 사회자의 작품 설명이 있었기에 더 유쾌했던 연주였다. "헝가리안 작곡가"의 "루마니아 민속 춤곡"이라는 아이러니를 사회자의 루마니아 여행 경험을 통해 얻은 에피소드로 재밌게 풀어내 작품 감상에 긍정적인 힘을 실어줬다. 조금은 쉬어가는 의미처럼 느껴진 연주였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의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움직임은 작품 자체보다 훨씬 흥미로운 요소였다.


E. ElgarㅣIntroduction & Allegro for Quartet, Strings

<엘가 사중주와 현을 위한 서주와 알레그로>


바이올린 김덕우,노윤정, 비올라 서수민, 첼로 김민지로 구성된 사중주단과 스트링 오케스트라로 연주된 이 음악은 '엘가 작품' 특유의 영국적인 선율과 풍성한 현악의 음향이 서로 대화하듯 유려하게 진행되는 장쾌하고 매력적인 곡이다. 이번 페스티벌 참가자 모두의 공통점은 마치 사생결단 하듯 최고의 기량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는 사실인데, 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엘가 음악을 통해 전달되는 남다른 영국적 엑스터시는 현악 사중주와 챔버 오케스트라 고유의 칼날 같은 맹공을 더해 온전한 몰입과 쾌감을 극대화했다. 어쩌면 오늘 연주 중 가장 주목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작품이 주는 깊은 여운과 가슴을 강타하는 충격이 극한 시너지를 이룬 연주였다.


P. I. Tchaikovskyㅣ"Souvenir de Florence" Op.70

<차이콥스키 "피렌체(플로렌스)의 추억"> 중 3 & 4악장


현악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돼 연주된 '3, 4악장'의 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원곡이 안겨주는 통쾌함도 대단하지만 2배 이상 확장된 현의 위력은 이토록 푹푹 쪄대는 찜통더위를 단번에 날려버릴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선사했다. 일사불란한 오케스트라(비바체 실내악 축제에 참여한 솔리스트로 구성된) 단원들의 파도처럼 움직이는 활은 그 자체만으로 장관이었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니만큼 웬만한 연주엔 크게 반응하지 않는데 큰 폭우와 폭염을 뚫고 이 먼 곳까지 달려온 노력에 충분한 의미와 보상이 되어준 연주였다. 5일이란 기간 동안 이어진 축제의 마무리로서 이보다 더 큰 쾌감을 바랄 순 없을 것이다.


유재하ㅣ사랑하기 때문에

A. 피아졸라ㅣ리베르 탱고


앙코르로 연주된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와 <A. 피아졸라 리베르 탱고>는 아름다운 마무리로서 더없이 낭만적이고 값진 선곡이었다. 현악 오케스트라만의 깊은 매력은 달리 형언하기 어렵다. 클래시컬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 가요나 여러 세계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풍성한 소리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기에 오늘 폐막공연은 메마른 고막이 촉촉한 습기를 머금어 활기를 되찾은 듯한 상쾌한 울림을 선사했던 것 같다. 매년 정상급의 연주자를 만날 수 있는 이 축제가 전주시민에겐 너무도 소중한 기회이자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무료로 제공된 프로그램 책자는 해설 작성자 표기가 없고 여러 글을 짜깁기한 내용으로 채워져 옥의 티로 느껴졌다. 내년부터는 국내 저명한 전문가나 칼럼니스트의 세련된 글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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