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오 아바도ㅣ말러 교향곡 8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8


Soprano I/ Cheryl Studer

Soprano II/ Sylvia McNair

Soprano III/ Andrea Rost

Contralto I/ Anne Sofie von Otter

Contralto II/ Rosemarie Lang

Tenor/ Peter Seiffert

Baritone/ Bryn Terfel

Bass/ Jan-Hendrik Rootering


Rundfunkchor Berlin

Prager Philharmonischer Chor

Tölzer Knabenchor


Claudio Abbado - Berliner Philharmoniker


1994 Berlin Live Recording


#CherylStuder #SylviaMcNair #AndreaRost

#AnneSofievonOtter #RosemarieLang #PeterSeiffert #BrynTerfel #JanHendrikRootering


#RundfunkchorBerlin

#PragerPhilharmonischerChor

#TölzerKnabenchor #Mahler

#ClaudioAbbado #BerlinerPhilharmoniker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그의 생애에 <말러 교향곡 8번>을 단 한 번 녹음했다. 대표적인 말러리안 지휘자로서 사뭇 의아한 부분인데 아바도는 이 곡 지휘를 유독 꺼렸다고 한다. 이유와 별개로 분명한 건 이 연주가 그의 유일한 <말러 교향곡 8번> 공식 음원이며 그래서 더욱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아바도의 소중한 유산이라는 사실이다. (서거 1년 전 2013년,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예정됐던 공연은 마치 그의 죽음을 예견한 듯 <모차르트 레퀴엠>으로 대체되었다)


이 연주는 그의 유일한 <말러 교향곡 8번> 임에도 불구하고 거장 아바도는 조금도 머뭇거림이 없다. 그가 말러 교향곡을 지휘할 때 보여주는 남다른 여유와 중용적인 파괴력, 그리고 부드럽고 낭만적인 디테일은 이 연주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게다가 합창단을 다루는 그의 손길은 섬세하기 이를 데 없다. 솔리스트를 안정적으로 서포트하는 그만의 배려도 특별하다. 베를린필의 움직임은 무척 기민하지만 흥분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아름다운 앙상블을 들려준다. 민주적이면서 공정한 기틀이 완벽히 갖춰진 '아바도 말러 왕국'의 이상향을 형상화한 연주라 자부한다.


<말러 교향곡 8번>이 이루는 가장 핵심적 부분은 2부 "괴테 <파우스트> 마지막 장면"이다. 물론 1부 "오소서, 창조주의 성령이시여"를 더 핵심 파트로 생각하는 말러리안들도 적지 않지만 구스타프 말러의 진정한 교향곡의 세계는 2부에 모든 게 집적돼 있다. 그 오묘하고 성스러운 음향의 폭풍이 내리는 장엄하고 폭발적인 카타르시스는 도무지 형언할 수조차 없는 천상의 경지이며 우리를 천국으로 이끄는 엑스터시이다.


1부는 정박으로서 뚜벅뚜벅 나아가며 모든 세부를 명징하게 파해치는 꼼꼼한 해석과 프레이징으로 귓가에 꽂히는 음향적 어택이 실로 대단하다. 어쩌면 다른 연주들과 비교해 이질적 요소로 들리기도 하지만 가장 '정석적 흐름'의 진수이며, 이는 아바도 말러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말러의 기본 출발선은 결국 아바도의 지휘봉에서 비롯된다는 믿음마저 갖게 할 만큼 최고의 신뢰성을 지닌 탄탄한 해석을 선사한다.


2부는 전반부와 사뭇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는데 바로 이것이 소름 돋는 포인트이다. 고요한 도입부는 과연 이게 아바도의 손길일까 싶을 정도로 그의 다른 말러 심포니 연주와 궤도를 달리한다. 그러나 다시 본연의 아바도가 되어 돌아오는 순간, 또 한 번의 전율이 인다. 그의 유일한 연주이기에 비교 대상이 없다는 점은 오히려 이 음원에 신비로움을 주는 요소이다. 긴 서주부에서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감성의 흐름에 이어 고요히 시작되는 합창이 전하는 울림은 진정으로 경이롭다.


극강의 화려한 솔리스트는 그야말로 세기의 조합이라 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서로가 조화로운 앙상블 구축에 무게중심이 서 있다. 각자의 소명을 다하는 절실한 음성과 깊고 아름다운 화성적 결합은 역시 아바도의 말러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핵심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게다가 셰릴 스튜더, 실비아 맥네어, 이 두 소프라노의 가창은 황홀경을 선사하는 천사의 소리를 경험하게 한다.


베를린방송합창단, 프라하필하모닉합창단, 퇼저소년합창단, 이 모두의 고혹적 사운드는 이 음원의 풍성한 음향적 요소를 각별히 부각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의 실황 장면을 포착한 재킷을 보면 합창단 규모는 이 교향곡이 요구하는 만큼 거대하지는 않지만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가 합창단과 어우러지는 화학적 융합효과는 대단히 유기적이다. 실황 레코딩 특유의 긴장감과 열기도 적절히 배합되어 있어 인위적인 느낌도 훨씬 덜하다. 아바도 말러의 주요 명반들은 대개 실황인 것을 감안한다면 거장은 생생한 현장의 숨결을 담아내는 작업을 더욱 선호하지 않았나 싶다.


코다에서 목격할 수 있는 아바도의 말러에 대한 강한 확신과 믿음은 그가 남긴 유일한 <말러 교향곡 8번> 음원 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가 떠난 지 11주기가 되는 오늘날까지 아바도의 말러는 삶과 희로애락을 담아낸 가장 준수한 모범 답안, 그 이상의 의미가 되어왔다. <말러 교향곡 8번>도 그의 말러 정신을 오롯이 담은 '결정적 증거이자 진정한 이정표'라 감히 단언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켜본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