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3
Mezzo-soprano/ Saelin Kim
Mahlerian Choir
Wizard Children's Choir
Sol Chin - Mahlerian Orchestra
2023.7.30 Seoul Lotte Concert Hall Live Recording
#SaelinKim #Mahler
#MahlerianChoir #WizardChildrensChoir
#SolChin #MahlerianOrchestra
G. Mahler Symphony No.3
1. Kräftig. Entschieden
- 목신이 잠에서 깨고 여름이 행진해 온다
2. Tempo di Menuetto, Sehr mäßig
- 목장의 꽃이 내게 말하는 것
3. Comodo. Scherzando. Ohne Hast
- 숲 속의 동물들이 내게 말하는 것
4. Sehr langsam. Misterioso
- 인류가 내게 말하는 것
5. Lusig im Tempo und keck im Ausdruck
-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
6. Langsam. Ruhevoll. Empfunden
-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진솔이 지휘하는 말러리안 오케스트라의 '말러리안 시리즈 6' <말러 교향곡 3번> 2023년 7월 30일, 롯데콘서트홀 실황을 담은 음반이 발매됐다. 말러리안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음원은 톤마이스터 최진의 프로듀싱으로 오랜 기간을 심혈을 기울여 제작된 음반이라고 한다. 더불어 앞으로 남아 있는 '말러리안 시리즈' 모두를 음반화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전 연주들은 아쉽게도 음반 작업이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유튜브 음원만 들을 수 있는 연주들도 모두 음반화 되길 소망한다. 무엇보다 이들의 그 첫 번째 결실은 대한민국 음악계에 대단히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민간 오케스트라가 최초로 시도하는 말러 교향곡 전곡 사이클, 그 하나의 소중한 열매'가 바로 이 음반이기 때문이다.
G. MahlerㅣSymphony No.3
1악장, '목신이 잠에서 깨고 여름이 행진해 온다'에서 호른의 도입부는 대단히 압도적이다. 어떤 명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당시 실연을 지켜봤던 순간도 도입부와 1악장 전체가 대단히 놀라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말러리안 오케스트라의 집중력은 고밀도의 접착력이 느껴질 지경인데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단원들이 이루는 탄탄하고 폭발적인 앙상블이 가슴에 전율로 다가온다. 특히 금관의 감각적이고 능숙한 움직임에 더해지는 현악과 목관군의 이상적인 조합은 새삼스레 놀랍다. 일부 악구에서는 보다 선이 굵은 타악군과 목관군의 활약을 한껏 기대했다가 불현듯 아스라이 사라지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만회하려는 듯 깊고 웅장하게 대폭발 하는 총주부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화력으로 보답한다. 광활한 1악장 그 자체가 안기는 중압감을 이토록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끄는 진솔 지휘자의 해석은 단순한 감탄 이상의 감동을 안긴다. 작품을 분석하는 진솔의 탁월한 기량은 특히 말러를 대하는 그녀의 독보적인 내공을 확실히 느끼게 한다. 단순히 악보를 재현해 음표의 소리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연구와 오랜 고민을 거쳐 표출하고 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코다의 사활을 건 듯한 응집력은 상당히 놀랍다. 강력하게 내리꽂는 총주부는 카타르시스의 진수인데 이들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앙상블을 선사한다.
2악장, '목장의 꽃이 내게 말하는 것'은 섬세한 앙상블이 주요 변수인데, 특히 현악군이 부각되는 흐름에서 이뤄지는 여러 기법(피치카토와 어우러지는 감각적 보잉 주법)은 직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1악장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연주가 말해주듯 시종일관 유려한 흐름을 보인다. 지극히 낭만적인 악장인만큼 젊은 연주자들의 감각이 빛을 발하는 연주이다.
3악장, '숲 속의 동물들이 내게 말하는 것'은 목관이 노래하는 숲의 울림 속에서 새들이 평화롭게 지저귀는 듯한 아름다운 악장이다. 무엇보다 포스트혼의 활약이 성패의 관건이 되는 위험천만한 악장이기도 한데, 결론적으로는 진솔과 말러리안 오케스트라, 그리고 포스트혼의 움직임 모두가 인상적이다. 실연에서는 산만하고 아쉬웠던 앙상블로 기억되는 부분인데 프로듀싱 과정에서 대부분 정제된 것으로 보인다. 아련하고 고혹적인 포스트혼의 소릿결은 새벽녘의 짙푸른 안개에 젖은 대자연의 음성처럼 들려온다. 금관군의 동시다발적 움직임에 오케스트라가 잠시 길을 잃어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아련한 포스트혼의 재등장은 모든 혼돈을 잠재우며 포근한 대자연과 숲의 세계로 안내한다.
4악장, '인류가 내게 말하는 것'은 메조소프라노 김세린 독창 파트의 등장이 이전 악장의 흐름으로부터 차별되면서 더욱 아득한 곳 어딘가를 방황하는 듯한 오묘한 분위기를 안긴다. 김세린의 목소리는 그윽한 아련함을 담고 있는데, 실황으로 만났을 때의 음성과는 사뭇 다른 질감을 느끼게 했다. 악장의 바이올린 솔로와 어우러지는 진한 고독감은 낭만적이면서도 구슬프다. 서로의 음향적인 이질감은 오히려 성부를 확실히 도드라지게 하면서 명확한 대비감을 준다. 개인적으론 깊고 명징한 톤을 선호하기에 김세린의 소릿결은 마음에 부합하진 않지만 어쩌면 말러가 원하는 이상향엔 더 가깝다고 하겠다.
5악장,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은 말러리안 합창단과 위자드 어린이 합창단이 이루는 이질적 조화가 이채롭다. 김세린의 담백한 목소리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색채감이 고막을 감싼다. 동서양이 조화를 이루는 절묘한 이질감이다.
6악장,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은 이 교향곡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라 하겠다. 말러의 모든 교향곡은 완서 악장, 아다지오가 가장 중요한 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러 교향곡 3번> 전체에서 6악장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을 뒤흔드는 부분이다. 말러리안 오케스트라의 현악군, 특별히 고음 현이 들려주는 가슴 시린 차가운 음색은 저음 현과 금관 파트의 따뜻함과 역설적 조화를 이뤄 기존의 음원들과 다른 독특한 차별점을 갖는다. 과도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중후하고 날렵하지만 따스함을 지닌 소리의 융합이 웅장한 총주를 이루면 지난 그 순간, 그 무대의 객석으로 나를 이끄는 듯한 시공간의 이탈을 경험하게 한다. 현장에서 감지하지 못했던 또 다른 뉘앙스가 음반에 포착된 뜻밖의 사실에 새삼 전율한다. 이는 피날레로 향하는 고조된 흐름을 통해 더 부각되어 흥분하게 된다. 결국 코다에 도달하면 극단적으로 고양된 말러적 감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이들의 연주를 지켜보던 그 당시의 숱한 감정들이 온몸을 감싼다. 두 대의 팀파니가 천지를 진동하고 현은 물결치며 금관군이 뜨겁게 포효하면서 마음이 요동친다. 마지막 큰 타격과 함께 대장정이 종결을 맞이하고 객석에선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진솔, 말러리안 오케스트라의 이번 실황 음반은 이들이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모든 과정들을 명확히 기록함으로써 그들의 도전이 갖는 의미와 의지를 확고히 함에 있다고 본다. <말러 교향곡 3번> 이전의 연주도 충분히 음반화 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줬기에 늦게나마 소중한 기록으로 남기는 이런 시도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지지한다. 무엇보다 젊은 음악인들이 <말러 교향곡 전곡>에 도전하는 이 위대한 여정을 충분히 곱씹을 수 있는 음반은 더없이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말러에 대한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 그 자체를 모두 이 음원에 담았다 해도 좋을 것이다. 진솔과 말러리안의 힘찬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모두가 그들의 위대한 도전을 이 음반을 통해 오롯이 확인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