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의식

by Karajan

오늘 후배들과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현재 내 삶의 모습들을 반추해 보게 되었다. 그동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에서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관심 어린 충고들을 들으니 제법 멘붕이 온다. 나의 기준에서는 (물론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됐다 싶던 요소들이 상대가 볼 때 지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미 나의 삶의 질은 그야말로 바닥권이다. 그러나 타인들이 누리는 일정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려 발버둥 치지는 않는다. 욕심이 없어서도, 몰라서도 아니고 지금 현재 나에게 처해진 현실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과연 어디까지여야만 하는가. 기본적 예의의 범주는 무엇인가. 난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전부 바꿔야만 하나. 그저 내 생각대로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것인가. 공허한 자괴감이 몰려온다.


그렇다고 지금 밀려오는 감정이 자존심의 상처 따윈 아니다. 여러 생각들이 스쳐간다. 나도 언제까지 차가운 마룻바닥에 머무르고 싶진 않으니까.


삶에서 반드시 올바른 기준은 없지만 남보다도 나 스스로를 위해 단단히 둘러친 내면의 울타리를 낮추고 타인의 시선도 돌아본다면, 어쩌면 그것이 올바른 방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역시나 답은 없다.


그렇다고.


3년 전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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