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나 다카시ㅣ말러 교향곡 3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3


Alto/ Kazuko Nagai


Philharmonisher Chor Osaka

Osaka Sumiyoshi Boys and Girls Chorus


Takashi Asahina

Osaka Philharmonic Orchestra


1995 Osaka Live Recording


#KazukoNagai #Mahler

#PhilharmonisherChorOsaka

#OsakaSumiyoshiBoysandGirlsChorus

#TakashiAsahina

#OsakaPhilharmonicOrchestra


일본 지휘계의 거장, 아사히나 다카시와 오사카 필하모닉의 <말러 교향곡 3번>은 1995년 오사카심포니홀 실황을 담은 음원이다. 말러리안들에겐 너무나 잘 알려진 연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유명세에 비해 결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이날의 실연을 직접 지켜봤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음반으로서는 디테일의 한계와 이해할 수 없는 루바토, 앙상블의 퀄리티에 있어서 엉성한 부분이 제법 눈에 띄기 때문이다. 아사히나는 나무와 가지보다는 거대한 숲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오사카 필하모닉 또한 기량적으로 아쉬움이 상당해 말러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하는 오케스트라는 분명히 아닌 듯하다. 일본 악단만의 색채와 스타일이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1악장은 그런 의미에서 시작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만 중반부 이후는 말러의 작품발(?)로 그런 단점들이 상당 부분 상쇄되는 느낌이 든다. 일본풍의 템포와 해석은 경우에 따라 호소력 짙고 설득력 강할 때도 있지만(보통 바로크 음악에서) 특히 후기낭만주의 작품에선 너무 감정에 매달리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들기도 하다. 그래도 연주가 뒷받침되면 (일반적인 일본 악단의 실력은 꽤 높은 수준이다) 웬만큼 받아들여지나 이들처럼 애매한 연주력이라면 감상자 입장에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3악장의 포스트혼은 연주 스타일이 거의 일본가요 풍이라 기겁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4악장에서 알토 나가이 가즈코가 등장하면서 정점을 찍는다. 결코 적응되지 않는 비브라토, 융화되지 않는 음성이 오케스트라와 상반된 흐름으로 '각자도생' 한다. 그녀는 마치 오페라의 아리아처럼 흐른다. 이어지는 합창은 지금까지의 아쉬움을 상쇄시켜 주나 어색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선입견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게다가 첫 '빔 밤'에 차임 등장이 늦고 두 번째 음도 오타격이다. 실황 연주회임을 감안해도 악단의 잔실수가 대단히 많은데 가장 큰 실수는 기나긴 여정의 끝인 6악장 코다에서 나온다. 대망의 종악장은 장중하고 아름다운 현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템포의 조율도 감각적이고 큰 숲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시각도 꽤 설득력 있지만, 음색은 여전히 아쉽고 앙상블은 많은 부분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연주는 분위기를 타게 마련이다. 적어도 <말러 교향곡 3번> 6악장, 그것도 실연의 현장이라면 거대한 음악이 주는 깊은 울림과 물결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연주의 세부적인 수준을 떠나 하나의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게 되고 이후 그 흐름은 음악이 지닌 힘으로 힘껏 나아가기 때문이다. 아무리 트럼펫 주자의 호흡이 부족해도, 고음과 저음 현이 온전히 융화되지 않더라도, 코다의 팀파니 타격이 서로 엇갈리고 악장의 솔로 파트가 부족하더라도, 음악은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다. 또한 6악장이 주는 엄청난 카타르시스는 이 모든 난관과 혼란들을 포용하고도 남는 무한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멈추자 우악스럽게 '브라보'를 외치는 어느 관객의 목소리에 또 한 번 기겁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명훈ㅣ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