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라벨 피아노 협주곡" 리뷰를 쓰려고 매번 시도하려 해도 왠지 쉽게 써지지 않는다.
처음 들었을 땐, 조성진의 음반이 늘 그랬듯이 "음, 내 취향은 아니군" 했다. 그럼에도 거의 매일 한 번씩은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조성진의 연주에 점점 설득되는 느낌이다.
적어도 내 취향이 아닌 건 분명한데, '이보다 더 좋은 연주가 과연 가능할까?'로 생각이 바뀌었다. 안드리스 넬손스 지휘도 마찬가지로 내 취저가 아닌데, 들으면 들을수록 '조성진에게 특화된' 진짜 서포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미 완성형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한 놀라움은 새삼스럽다. 그냥 '당연하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연주자'가 아닌가 싶다. 아마도 조성진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거장 연주자가 될 것 같다. 어쩌면 호로비츠 같은 대 피아니스트가 될 예정인지도 모른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의 조성진, 그 자체일 것 같다. 왜냐면 조성진은 이미 완성형이니까.
그래서 난 그가 무섭다. 이토록 완전한 연주자는 이전에도, 먼 미래에도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이젠 그를 인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