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시노폴리ㅣ쇤베르크 "정화된 밤" 外

by Karajan

#오늘의선곡


A. Schönberg

Pelléas et Mélisande Op.5

Verklärte Nacht Op.4


Giuseppe Sinopoli - Philharmonia Orchestra


#GiuseppeSinopoli #Schönberg

#PhilharmoniaOrchestra


주세페 시노폴리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큰 특징을 단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바로 '유려함'일 것이다. 그들의 말러에서도 오롯이 드러나듯 쇤베르크도 한 치의 주저함이나 어색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작곡가 특유의 극적인 격정과 파국, 그리고 오묘한 음향적 아름다움을 이토록 본능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필체로 표현한다는 건 작품에 대한 깊은 확신과 철저한 분석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펠리아스와 멜리장드>는 모든 순간들이 드라마틱하다. 마치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뿌연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는 감상자의 혼을 뒤흔들어 고달픈 현실을 잊고 작품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한다.


이어지는 현악 오케스트라 버전의 <정화된 밤>에서는 또 다른 충격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극도로 정제된 사운드, 흠결 없는 보잉으로 중무장된 필하모니아 현악 주자들의 앙상블은 울림 그 자체로 예술이다. 시노폴리는 그들과 영혼의 결합을 이룬 듯한 물아일체의 경지를 선보인다. 어쩌면 그의 전공 분야인 신경정신학적 이론을 활용해 단원들의 뇌를 조종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어찌 됐든 현의 역동성과 격렬한 진폭이 선사하는 뇌파의 요동은 마치 내게도 신비로운 주술을 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날카롭진 않지만 가슴팍이 시릴 정도로 세공된 소릿결은 세상 풍파에 찌든 고막을 정화시킨다. 밤이 깊어 자정으로 향해 가는 이 시간, 황홀한 울림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음악으로 신성한 힐링과 조우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ㅣAnother Style(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