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주민이라는 내용에는 진실한 모습과 애달픈 정서가 있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명분과 정당성을 내세우며 자신의 야욕과 권위를 지키는 불량 선인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늘 드러나는 모습은 마을 주민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책임감의 적절한 투쟁성과 그래서 마을과 주민의 권리를 대변한다는 지도자로 비치지만, 이면에는 그런 대표성으로 얻을 수 있는 개인의 이익과 다른 주민들에게 허용하지 않는 권위를 지키는 사욕의 양면성의 소유자이다.
마을과 주민의 가치를 위하는 게 아닌 이런 모습에 대해 주민 중에 반대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 그 주민은 정말 배제되고 왕따 신세가 되며 소송에 걸리거나 때로는 쫓겨나는 극형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례는 특별한 마을의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한 시민의식과 공동체 훈련을 받은 상식인이 아닌 경우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면서 마을과 주민은 변화는커녕 침묵하고 동조해야만 그저 주민이라는 명칭으로 불릴 수 있고 그 마을에서 버틸 수 있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 폭력성이 의외로 무섭고 거칠고 질기다.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바뀌려면 구성원인 주민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 제시와 피하지 않는 결연한 용기가 필요하다. 반대하는 주민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유형이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협박에도 바르지 못한 관행과 사욕에 대해 눈감아주거나 회피하지 않는 개인의 용기는, 마을의 미래를 바꾸고 다른 주민들의 용기를 끄집어내는 기회를 갖게 한다. 어렵지만 반드시 시작할 때만 가능성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