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감 극복하기!

할머니의 죽음

by Karen

내가 인지하는 내 인생 두 번째 슬픈 죽음! 할머니의 죽음이다.

내게는 엄마였고, 친구였던 나의 첫 번째 우주였던 할머니의 죽음!

2021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할머니는 돌아올 수 없는 먼 여행을 떠나셨다.


누구에게나 가족의 죽음은 슬프고 또 슬픈 일이다.

의미 부여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게도 내 기준에서 너무 특별했던 그녀의 죽음이 내게는 큰 상실이었다. 정말 큰 상실!

상실이란 단어를 살면서 처음으로 사용해본 것 같다.


내가 겪은 가장 슬펐던 첫 번째 죽음은 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내게 바빴던 부모님의 대신이었다. 할아버지의 죽음도 너무 슬펐지만 당시 내게는 50일 된 아이가 있어 죽음을 슬퍼할 여력도 없이 육아의 무게감에 짓눌려 그냥 그냥 지나갔었다. 아마 할아버지의 죽음은 나도 할머니도 우리 첫째를 함께 돌보며 그냥저냥 버텨냈던 것 같다. 추모의 마음을 육아의 힘듦과 맞바꿨달까?

첫째가 5살, 둘째가 3살이 되던 여름!

할머니가 쓰러지셨고, 아이들은 외가에서 119 구급대가 와서 왕할머니를 태워가는 모습을 몇 번이나 목격했다.


고이고이 싸 두었던 쌈짓돈은 아무도 주지 말고 우리 진서(우리 첫째 딸♡) 용돈이라며~

혈당이 너무 높아서 거의 쇼크 직전 상황에서도, 병원에 퍼진 코로나로 코호트 격리 중 확진이 되셔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우리 진서, 다예를 찾던 모습까지~


우리 엄마에게는 가혹했지만, 내게는 첫 손녀라 첫정이라며 온 힘을 다해 아껴주셨던 모습이 떠올라 아직도 아프다. 마음이.


6개월도 되지 않은 일이라 그럴 수 있겠지만...



코로나 이후 경제적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힘들었던 것도 있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그 시기를 기점으로 내게 찾아왔던 그 무기력과 상실감은 표현이 되질 않는다.


여하튼 그때부터 사실은 텍스트를 읽기 시작했다. 남의 글을 읽으며 위로받고, 필사하며 마음을 비우고, 접어두었던 블로그도 다시 글로 채웠다. 아이들에게 한 권 두 권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고, 도서관에 가기 시작했다.

아직 내 상실감에 극복이란 표현은 옳지 않겠지만, 매일 텍스트를 읽고 끄적이면서 조금씩 치유가 되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거기다 도서관에 들러 이 책 저책을 살피고... 이렇게 조금씩 내 상실감과 무기력을 극복해나가는 중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내게 준 선물은 상실이란 감정에 무기력을 극복하는 도서관이란 우주를 주신 거라 생각된다.


오늘도 도서관에 다녀와 책을 잔뜩 빌려왔다. 나도 읽고 아이들에게 읽혀줄 생각에 괜히 배부른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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