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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것들 참 예쁘다, 참 잘 노네!

세상 유일하게, 잘 논다고 칭찬받는 시기♡

by Karen

집 앞 초등학교가 거의 2년, 3년? 만에 주민들에게 다시 개방을 했다. 새벽녘과 저녁 두 시간!


우리 아이들은 요즘 거의 매일 하원 후, 첫째가 태권도를 마치면 집 앞 초등학교에 들러 한 시간쯤 놀다 들어온다.(1시간 놀이로는 절대 끝나지 않는데, 엄마인 나의 배가 고파서 집에 오게 된다. 아이들 의사에 반하게^^)

태권도를 마치고 땀이 뻘뻘 흐르는 첫째와, 언니 따라 하느라 용을 써서 같이 땀범벅인 둘째! 우리 아이들은 모래놀이터에 가자마자 맨발로 놀이를 시작한다. 사실 늑목을 오를 때도, 모래 위에 집을 짓고, 나름대로 식물을 뜯어가며 옮겨 심을 때도 맨발이 편한 건 맞으니까...(어차피 집에 가면 씻어야 되는 것! 손, 발에 자유를 두는 것쯤은 편하게 둔다.^^ 일일이 다 신경 쓰며 육아하기엔 서로에게 피로감만 쌓인다.)


코로나 때문에 잃어버린 지난 3년! 우리는 집에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의 초등학교 운동장 대신 근처 놀이터나 근린공원을 배회했었다. 그런 점에서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최고의 수혜자는 나와 우리 아이들인 건가?^^


학교 운동장은 딱히 특별한 놀잇감이 없어도... 바닥부터 모래여서인지, 신나게 논다. 그 자리에서 뛰기만 해도 한참이니^^ 굴러다니는 공 두 세개로 던지고 발로 차고, 본인들 다리보다 훨씬 높은 스탠드에 올라선다.

열심히 교문에서부터 모래놀이터까지 뛰어가고, 땅 좀 파다가 미끄럼틀 좀 타다가 운동기구 좀 했다가 벌레도 좀 봤다가~ 놀이에 놀이를 만든다. 끊임없이~ 색상의 풍요로움이 없고 단조로워 지켜보고 있는 엄마의 피로감도 덜하다. 특정 놀잇감을 줘서 아이들의 놀이를 한정 지을 필요가 없는걸 여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아무래도 둘이라 그런지 친구도 필요 없이 그저 둘이서 또 혼자서^^ 한마디로 따로 또 같이 참 잘 논다.


열심히 모래놀이며 철봉이며 늑목이며,

노는 중에 운동장을 도는 할머니들이 다가오신다.

으레 진행되는 멘트

"니 몇 살이고?"

다예는 손가락 네 개를 펴며, 네 살이요. 진서는 두 손을 펼쳐 여섯 살이요 하며 논다.

할머니들은

"아이고, 고것들 참 잘 노네. 참 이쁘다."라고 하신다.

문득 생각했다.

살면서 언제? 또? 잘 논다고 이쁘단 칭찬을 받을 수 있을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또 즐겁게 놀아야 할 시기를 아주 전투적으로 잘 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 모습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얼마 전 친구네 아이와 셋이서 놀다가,

진서는 유치원에서 공부 많이 해?라고 묻던 친구네 아이

나? 아니? 우리 유치원은 생태어린이집이라서 놀기만 노는데...라고 하자, 의아해하던 아이의 표정이 떠오른다.

이후, 엄마, 진서는 유치원에서 공부를 안 한데~ 라며 묻는 표정과 진서는 진짠데 라며, 왜 공부해?라는 물음까지~


육아에 정답은 없고, 교육에 정도도 없지만... 아직은 놀아야 할 때는 맞는 것 같다.

한없이 놀고, 또 놀고, 잘 논다고 칭찬받고, 놀이밥을 먹으며 쑥쑥 자랄 시기!


학교 갈 때까지는 더 열심히 더 잘 놀아보자!


세상에서 유일하게 열심히 놀이밥을 먹여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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