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그림과 어릴 적 상상의 세계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그림책
나는 참 몽환적인 그림을 좋아한다.
비가 오는 엄청 흐렸던 토요일 오후! 도서관 어린이실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책을 읽는 사이, 집에 가서 읽어줄 책을 잔뜩 고르는데... 왠지 제목이 끌려 골라본 책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봤을 미지의 세계에 살고 있는 존재에 대한 생각. 막연히 잊고 있던 그 생각과 상상의 굴레가 어른이 되면서 조금씩 확장이 되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고, 희미하게 흐려졌다가 다시금 떠오르게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나를 떠올려보면, 참 UFO와 도깨비에 관심이 많아 그 책들을 많이 읽어보기도 했고, 책 속에 나오는 방법을 따라 해보기도 했었다. 그러다 어른이 되면서 막연하고 의미 없는 존재로 생각하며 가끔 가십거리로 유튜브나 책, 기사로 읽고는 말아버리기도 하고... 나중에 좀 더 나이가 들면 이 막연했던 존재에 대한 생각에 그림책 속 헤더처럼 다른 가르침? 다른 앎으로 다가올까?
결국엔 그것들이 우리 곁에 있고,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표지, 내지부터 몽환적이다. 색감부터 참 몽환적이라 읽는 내내 뭔가 환상적인 느낌! 환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표지, 그리고 다음 페이지의 별이 가득한 속지까지~ 보는 내내 우주의 한 장면! 밤하늘의 별을 보는 기분이었달까?
딱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라 여러 번 보고 또 보았다. 한동안 나로호 발사며 우주선이며, 우주며, 별이며, 달이며, 이슈가 되었던 우주 관련 내용에 관심이 많았던 첫째도 함께 흥미롭게 읽었다.
어린 시절, 헤더는 어두운 밤 숲에 있는 코튼록으로 가 손전등 불빛을 비추며 우주에 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코튼록으로 가는 헤더의 모습! 배경 그림까지도 뭔가 동화 속 우리가 떠올리는 서양의 어느 나라의 풍경이 담긴 예쁜 그림이라 보는 내내 어린 시절 상상 속 어느 장면에 빠져드는 기분이랄까?
손전등을 '껐다, 켰다' 하면서...
그때,
상상만 하던 우주선이 나타나고, 외계인 친구도 나타난다.
외계인 친구와 아주 멋진 시간을 보낸 헤더는 자신을 애타게 찾는 부모님을 발견하고 가족에게로 돌아간다.
늘 그렇듯, 시간은 흐르고 헤더는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고도 코튼록으로 가 외계인 친구와 우주선을 기다린다. 하지만 우주선도, 외계인 친구도 돌아오지 않았다.
헤더가 어른이 되어서도... 외계인 친구는 돌아오지 않고...
할머니가 된 헤더는... 거의 희망을 버렸다. 누구나 그러듯이...
그래도 그녀는 코튼록에 앉아 하늘에 불빛 비추기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외계인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오랜 꿈이 이뤄진 것이다.
외계인 친구와 우주로 떠나던 그녀는... 뭔가 잊고 온 것을 떠올린다. "우리 가족이 나를 찾을 거야"
다시... 코튼록으로 돌아온 그녀! 외계인 친구와 그 친구와 함께한 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그녀!!!
헤더는 별들의 세상으로 가는 여행에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어요.
자기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마법과 기적은...
//
처음부터 지구에 있었다는 사실 말이에요.
아이들과 우주와 관련 책이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식적인 내용보다 동화적인 우주선 외계인이 나오는 이야기를 읽어줬더니 함께 힐링된 기분이랄까? 우주 관련 지식책이나 기사를 읽고, 덧붙여 함께 읽어주면 좋은 그림책이다. 그림이 몽환적이라 뭔가 막연한 감동이 몽글몽글 생긴다. 어린 시절 상상 속 세상에 대한 막연함을 잊지 않고, 잡고 있다가 다시 그 상상의 세계를 마주했을 때! 결국은 현실 속으로 돌아가 현실의 내 주변에서 그 우주를 찾게 되는... 상상과 감동, 질문이 많아졌던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가 떠오르기도 했다. 조금 큰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라면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몽환적 그림과 감동적인 스토리가 잘 어우러졌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