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딱 정해줄게. 아니, 이모가 정해줄게.
두 번의 시험
두 번의 합격.
첫 번째는 시간선택제로 모 광역시와 서울시 동차 합격.
두 번째는 전일제 행정직으로 모 광역시 합격
재수는 없다. 짧은 기간, 단기간 합격을 목표로 짧게 치고 빠지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39살이 되던 날, S 기업을 다니던 남편이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시작한다며 심란한 얼굴로 들어왔습니다. 남편이 대상자는 아니었지만, 배우자의 직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에 위기감이 들더군요.
29살은 30대를 눈앞에 두고 가볍게 마음이 어지러웠다고 한다면, 39살은 40대, 50대를 눈앞에 두고 두통이 올 정도로 노후를 고민하게 되는 시기였습니다.
그날 새벽, 잠을 설치며 결심했습니다. 뭐든지 한번 해보자고. 아이들도 이제 어린이집 갈 나이가 되었으니, 움직여보자고.
39살은 지금 생각해도 많지 않은 나이였는데, 어째서인지, 이력서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답변조차 없는 곳이 많았죠. 아니면, 시간대가 맞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데 시간을 골라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다소 쉽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받아주는 시험을 치고 들어가는 방법 하나뿐.
인터넷에서 발견한 시간선택제 공무원 선발은 상당히 끌리는 일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일하고 육아까지 병행할 수 있는 데다가, 공무원이라는 조직에 속할 수 있다니!!! (현실은 사실, 조금 달랐습니다. 소곤소곤)
당장 그날, 정보를 검색하고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고, 수험 생활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충 8년 차 정도 됩니다.
현재, 지금 시간대에서 드릴 수 있는 손톱만 한 “TIP”을 써보겠습니다.
▪20대다 – 반대 (월급에 비해 과도한 책임감과 업무량 - 광역시 기준임)
▪20대지만, 문과 출신, 들어갈 만한 마땅한 회사가 없다 - 찬성
▪아이를 키우고 있고, 30대 중후반 여성이다 - 찬성(육아휴직도 자유롭고, 육아시간도 있어서 아이가 어릴 때는 일찍 퇴근할 수 있다.)
▪나이가 많아서, 이력서에서 통과도 안 된다 -그냥 찬성(시험에는 나이 제한이 없으니까.)
안정형을 추구하는 성향이고, 사람 상대하는 일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 편이며(민원 강도가 꽤 셉니다.) 조직에 속해 있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찬성.
사족을 살짝 적어보자면, 20대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다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실패도 해보고, 잔잔한 성공도 해보고, 학교생활에서 알 수 없었던, 자신이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해 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아요.
정말 좋아하는 걸 찾았다면 시작은 항상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입시를 향해 달려왔던 세대이니만큼 거세된 것들이 많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는 것이 더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최종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임을 우리, 잊지 말기로 해요. 손가락을 누른 것은 자신의 의지임을 명심해야 해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앞날에 꽃길이 펼쳐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