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기향 Karen Koo May 22. 2024

홍보의 정의, 어떻게 내려볼까

당신은 오늘 어떤 목표를 갖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가

대학 4학년 시절, 선배를 따라 우연히 들렀던 대학 내 취업상담실.


그곳에서는 담당 교수님께서 진로관심사, 전공 및 성적 등에 준해 여러 기업에 대한 면접, 취업 지원의 기회도 추천해주셨는데, 내게는 당시 한 기업의 신입 홍보 담당자 채용 포지션도 추천주셨다. 허나 본인은 아나운서, 방송진행자 및 방송 기자 등의 진로에 무게를 두고 공부를 이어가던 중이었기에, 홍보에 대해 아는 바가 적었다. 이에 무지를 바탕으로 물었다.

"그런데 이 홍보 담당자 포지션의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 말에 교수님께서도 잠시 고개를 갸웃하시더니 이렇게 답해주셨다.

"아 이 회사를 홍보할 사람을 뽑는 거지"


홍보,란 무엇인가


사실 홍보, 라는 단어는 살면서 한 번 이상은 들어 봤을 정도로 꽤 친근한 단어다. 한때 우리 사회 전반에 <자기PR 시대>라는 말이 만연한 적이 있기도 하지 않던가. 하지만 앞선 사례처럼 아는 듯한 그 홍보의 정의와 역할을 구체적으로 풀어내자면 말문이 막히곤 한다. 왜일까?


본인은 그것이 <홍보>가 꽤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동시에 시대나 그 진행의 주체에 따라 상황별로 조금씩 다르게 궤도가 설정되어 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홍보의 영역과 가치가 그만큼 확장 가능한 잠재성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과연 <홍보>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이며, 이를 실제적으로는 어떻게 정의 내려야하는 것일까.


1. 사전적 정의


한자어 그대로를 들여보자면 홍보(弘報)는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어 표현 PR(Public Relations)은 [공중관계, 또는 공공관계]를 의미한다.

미국PR협회에서는 PR을 “조직과 그 공중 간에 서로 유익한 관계를 형성해주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좀 더 세부적으로 풀어보자면,

[홍보의 주체] 기업, 단체, 정부기관 등이

[홍보의 대상] 공중, 대중과

[수단, 목표]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해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 이미지를 개선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사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홍보’의 대상인 공중은 일반 대중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서비스, 콘텐츠, 프로덕트의 타깃 소비자가 될 수도 있다. 또 언론이나 정부, 또는 사내의 직원 또한 홍보의 대상인 공중,의 의미에 포함된다.


여러 사전적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홍보, 특히 기업에서의 홍보의 원천적 의미는 타깃하는 누군가에게 회사가 희망하는 무언가를 잘 전달하고, 이를 통해 긍정적 이미지나 관심의극대화 등을 추구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그럼 이 정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한 기업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힘 있는 홍보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인지, 보다 주체적인 정의를 내리고 그 궤도를 설정하는 방법도 이야기 해보자.


2. 주체적 정의


우리 기업에 힘되는 홍보는 그 구체적 정의와 역할 규정부터 시작된다

기업에서 생각하는 좋은 홍보란 우리 회사를 잘 알리고, 희망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하는 홍보다. 그리고 잘 알린다, 효과적으로 전한다는 부분이 얼마나 어떻게 고도화하냐에 따라 실제 결과값이 달라진다. 홍보 활동에 대한 복기, 평가도 가능하다.


본인이 특정 회사의 홍보를 이끄는 수장이라 가정해보자. 그럼 우선적으로 아래 2가지 부분을 면밀하게 고민하고, 논해야 한다.


1) 기업의 철학, 기업 고유의 특성

단기적, 장기적으로 본 기업은 어떤 비즈니스 목표와 니즈를 갖고 있는가

Top Management 즉 창업자, CEO, 대표이사가 갖고있는 기업의 핵심 방향성은 무엇인가

원천적으로 견지해야할 우리 기업의 강점, 고유 특성은 무엇인가

본 기업이 견제해야 할 위기요소는 무엇인가


2) 기대점, 목표

누구의, 어떤 생각을 바꿔내고 싶은가. 즉 홍보의 목적이 무엇인가

홍보를 통해 단기적으로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는가

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이미지와 잔상을 남기고자 하는가


기업의 철학과 고유 특성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가진 강점과 약점, 잠재적 위기요소를 명확히 들여다 봄으로써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릴 요소는 무엇이고 되도록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거나 사전에 전략적으로 방지, 견제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지를 스스로 이해하는 단계다.


더불어 해당 기업에서 장기적으로 강화하고, 외부 어필하고자 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또는 필수적으로 견제하고자 하는 이슈는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자선 사업이나 단기적 프로모션이 아닌 '기업'에서의 '홍보'이기에 효율적이고도 성공적인 홍보의 진행을 위해서는 어디로 뛰고 어떠한 결과물을 쌓아올려야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명확히 하면 당장의 1년, 분기별, 또는 프로젝트별로 홍보 부서가 목표하고,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부분과, 향후 3년, 5년에 거쳐 지속적으로 쌓아가야 할 기대 결과물 등을 규정하기 쉽다.


중요한 것은 위의 두 가지 부분은 홍보 부서, 홍보 담당자가 임의적으로 논하고 정하는 것이 아닌 유관부서들과의 논의, 기업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는 CEO, 대표이사 및 임원진 등과의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도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자기 자신 혼자서는 정확히 알 수 없고, 때로 임의적 목표 설정이 엄청난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기업의 손실을 낳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 홍보는 전문적 판단과 전략이 요구되는 전문 영역인 만큼 "뭘 하면 좋을까요"가 아닌 "자사의 철학, 특성, 강점과 잠재적 위기요소는 무엇이며 현재는 기업이 어떠한 주요 모멘텀을 가진 상황이니, 단기적으로 이러한 홍보에 집중하는 것은 제안한다"는 식의 주도적 고민과 제안이 필수라는 점 또한 잊으면 안된다.


위 두 가지가 선명해지면, 이제 세부적 업무 영역과 우선 순위를 설정할 차례다.


3) 홍보의 범주, 궤도 설정

브랜딩, 마케팅 등 연계 분야와의 영역 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업무 진행을 위한 필수인력은 얼마나되고 이를 내부인력과 아웃벤더 활용으로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홍보의 핵심 창구인 미디어, 어디까지 어떻게 활용하고자 하는가

기업에 따라 홍보와 마케팅의 범주 구분 그리고 조직 편성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케팅은 온오프라인상의 다각적 마케팅 활동, 즉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등을 통해 즉각적인 고객의 관심과 행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주안을 둔다.

반면 홍보는 단기적, 또 중장기적인 '이미지와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더 무게를 둔다. 또 그러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경우, 사회적 공신력과 상징성을 가진 <미디어>를 통해 그 목소리를 전하는 특성을 가진다.

(*본인이 생각하는 홍보와 마케팅의 영역 구분 및 관련 경험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되면 따로 기술해 보겠다)


한데 사실상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그 영역 구분이 모호하거나, 시너지를 위해 각 전문성을 잘 모아야할 경우가 허다하다.

가령 이번에 우리 회사서 새로운 기업 브랜딩을 진행코자 할 시, 그 목표 및 전략, 메시지를 어느 부서에서 맡을 것인가 라든지, 신규 프로덕트 런칭을 위한 대규모 소비자 프로모션을 진행함에 있어 홍보적으로는 누구를 대상한 어떤 활동을 펼쳐 시너지를 더할 것인가 등 연계 업무 담당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또 영역을 나눠 임해야 할 부분은 끝없이 나온다.


이에 이러한 부분도 미리 고민하고 논하여 정리하는 게 좋다. 이후 굵직한 시장, 또는 조직 내 변화가 있을 시 이러한 합의점은 당연히 지속 수정, 업데이트 되야 한다.


또 홍보의 기대 역할 및 업무 궤도의 구체적 규정에 기반해 해당 업무 전개에 필요한 인재 조건과 리소스도 계획되야 한다. 회사와의 논의를 통해 조직 구조를 정하고, 인력을 계획하거나 필요 시 전문적인 아웃벤더를 모집, 고용해야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홍보'에 있어 가장 힘이 되는 친구이자, 쉽지 않은 파트너인 <미디어>에 대해서도 '두루 잘 지내서 좋은 기사를 더 내면 되지' 등의 막연한 정의는 지양하는 게 좋다.


미디어는 ‘기사가 될 만한 소재’를 제한된 지면 또는 온라인 발행 기회에 다룬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수 많은 취재원 중 하나일 뿐이다. 때문에 <미디어>에 대한 설득이 홍보의 1차 관문이 될 수 있다.

이에 가치있는 홍보 소재의 개발 및 전략적인 전달은 물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탄탄한 관계의 형성이 필요한 것인데 여기에는 시간과 노력, 홍보 리소스가 매우 많이 투입된다.


또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의 숫자와 폭 또한 무궁무진하게 넓어지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라 불리는 전통적인 핵심 미디어, 일간지, 경제지, 방송 미디어 등이 있는가 하면 각 영역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 높은 소식을 전하는 전문 미디어도 플랫폼별로, 규모별로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또 전통 미디어의 범주 외, 오늘날에는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 확대된 플랫폼을 통해서도 정보를 전하고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수 많은 미디어가 존재한다. 각각의 미디어의 취재 포인트와, 기사 성향, 또 관계 형성을 위한 필요 요소도 각기 다르다.


때문에 자사의 단기적, 중장기적 홍보 목표에 따라 최우선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소식을 전할 미디어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또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가변적으로 움직일 영역이기도 하다.


결국 좋은 홍보는 목표, 역할과 업무의 범주에 대한 진짜 정의를 내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래야만 이후, 최고의 결과를 만들기위한 전략적 접근도 이어질 수 있다.

당신이 어느 기업의 홍보 담당자라면 오늘 무슨 보도자료를 써서 메일을 쭉 내보내 볼까, 오늘 어느 미디어를 만나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까 보다도 위의 3가지를 먼저 진지하게 생각하자. 그 후 움직여도 늦지 않는다.


다음 글을 통해서는, 실제 본인이 경험하고 행한 사례들을 통해 홍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정의내리고 성공적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린다.

작가의 이전글 PR, 브랜딩 이야기에 앞선 본인 소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