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박물관, 그리고 닌텐도 박물관
지난 8일, 국내 최초 게임 박물관인 <넷마블 게임 박물관>이 서울 구로의 넷마블 사옥에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은 게임문화유산을 보존 및 연구, 전시해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내부에는 그 설립 목표에 맞게 전 세계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인 ‘컴퓨터 스페이스’부터 콘솔, PC, 게임 CD 및 팩 등 여러 전시품들이 잔뜩 전시됐다. 박물관의 한 켠에는 어린이 등이 게임 관련 직업을 체험하거나 과거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세계 게임 시장에 있어 굵직한 한 축을 맡고 있는 한국 게임 산업이거늘 그간 다양한 자료의 아카이빙도 학술적 보존, 연구 노력도 충분치 않았다는 점에서 금번 게임 박물관 개관 소식이 참 반갑다. 그런 한편, 마음 속에 지난해 10월 오픈된 <닌텐도 박물관>도 함께 떠올랐다.
화투 제조사로 시작해 명실상부 세계적인 콘솔 게임사로 성장해 온 닌텐도. 이런 닌텐도가 1969년 설립 당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담아 일본 교토에 오픈한 공간이 바로 <닌텐도 박물관>이다. 그리고 지난해, 그 공식적인 오픈에 앞서 미디어 대상의 투어가 진행된 바 있는데... 이후 마련된 미디어 인터뷰 자리에닌텐도의 상징적 인물이자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직접 나섰다.
그는 닌텐도의 지금을 있게 한 초 히트작인 마리오 시리즈와 젤다의 전설 시리즈, 동키콩 시리즈, 스타폭스 시리즈 등을 만들어 낸 인물. 72세의 고령, 또 현재 직접적으로 게임 개발에 관여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며 회사의 철학을 대변하는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 날 미디어 인터뷰 자리를 통해, 닌텐도 박물관은 닌텐도가 ‘독창성’을 살려 어떠한 도전과 노력을 해왔는지, 그간의 방대한 자료와 생각들을 내부 직원, 그리고 외부의 팬들, 대중들에게 잘 전달키 위해 설립하게 됐다 밝혔다. 단순한 신작 홍보나 회사 브랜딩을 위해 설립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박물관에는 컨트롤러, 위 피트(Wii Fit) 밸런스 보드의 시제품이나 프로토타입도 전시됐다. 그야말로 해당 박물관에서 게임 사용자와 팬들은 그들이 즐기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뒷 이야기와 그 과정까지 볼 수 있단 이야기다.
사실 개인 그 각각에게 있어 즐길거리는 그야말로 각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다. 노력하고 경쟁하는 여타의 모든 부분들과 또 다르게 즐길거리, 놀이, 문화는 각 개인에게 있어 말 그대로 즐거움을 주는 무언가이기에 그 시절의 추억과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닌텐도 박물관의 출현, 그리고 이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공식석상에 기꺼이 나선 노장의 발언은 기대를, 또 한 편으로 부러움을 느끼게 했었다.
게임 플레이어라면 단순한 게임, 콘솔 경험을 넘어 특정시기가 녹아 있는 시절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특정게임 타이틀을 왁자지껄 친구들과 함께 즐기며 느꼈던 그 시절의 감성이나, 처음으로 용돈을 모아 닌텐도 게임기를, 또 Wii를 구매했을 당시의 느낌 등 말이다. 본인 또한 <젤다의 전설>을 처음 플레이했을 당시 그 플레이 흐름의 참신함에 감탄했던 순간, 지금 보기엔 한 없이 투박하고 화질도 떨어지지만 친구 그리고 회사 지인까지 두루 함께 플레이했던 닌텐도 DS의 재미, 팔이 아파 티셔츠를 갈아입기 힘들 정도로 몰입하여 즐겼던 Wii 데이트부터 오늘날 아이와 함께 하는 여러 게임 플레이까지.
매우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놀이 문화인 게임을 통해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과 이에 대한 향수가 많다. 닌텐도 박물관 설립, 그리고 넷마블 박물관 설립 모두... 문화로서의 게임, 수많은 게이머들의 취향의 역사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로 빛을 발하길 바란다. <끝>